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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홍콩사태의 또 다른 원인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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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우 경제평론가
  • 2019.12.09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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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태가 선거를 계기로 진정국면에 들어갔다. 시위에서 정치로 영역이 옮겨진 것이다. 홍콩 시위는 왜 발생했을까.
 
직접적으론 올 3월29일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입법예고가 원인이었다. 6월9일 홍콩 반환 이후 최대규모로 벌어진 시위로 송환법이 보류됐지만 이후 시위는 도로와 공항을 점거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경찰의 강제진압과 구의회 선거에서 민주파의 압승으로 사태가 진정되기 시작했다.
 
표면적으론 정치적 요구가 역할을 했지만 내면에는 경제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 본토에서 100만명 정도 건너왔다. 전체 홍콩 인구의 7분의1에 해당하는 수치인데 사람이 늘자 삶의 질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부동산이 대표적으로 분할형 아파트의 경우 1인당 거주공간이 4.3㎡(1.3평)로 줄었다. 이보다 사정이 나은 일반 가구도 해당 공간이 14.85㎡(4.5평)에 지나지 않아 뉴욕의 평균 주차공간 정도였다. 파리와 뉴욕은 그 2배에 해당한다. 2003년 이후 15년간 홍콩의 부동산 가격이 4~5배 가까이 올랐다. 집값이 오른 만큼 임금이 따라서 올랐다면 문제가 덜할 텐데 임금은 0.5배 상승하는 데 그쳤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집을 살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계층 간에 격차가 벌어졌다. 상위 10%와 하위 50%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변한 건데 상위 10%가 차지하는 비중이 1997년 39.2%에서 2015년 49.8%로 상승하는 동안 하위 50%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하락했다. 경제적 불평등이란 요인이 자리잡은 상태에서 정치적 요인이 가세하자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나온 것이다.
 
소득은 임금수준이 높아지거나 자산가치가 상승할 때 늘어난다. 이 중 임금소득 차이가 불평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불평등 정도가 심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례가 많지 않아서다. 연봉을 수십억 원 받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그 수가 많지 않고 누진과세라는 조정도구까지 있어 불평등 정도를 완화할 수 있다. 반면 자산소득은 불평등에 그대로 노출된다. 적용 대상이 많을 뿐 아니라 액수도 커 가격이 오를 때마다 불균형이 심해진다.
 
지난 10년은 자산가격 상승으로 불균형이 어느 때보다 확대된 기간이었다. 국내외 모두 예외가 없었다.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저금리와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을 써 그 힘이 자산가격을 밀어올린 것이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9월 정부의 강력한 규제책으로 안정을 찾은 집값이 최근 다시 오르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로 신규주택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을 상승요인으로 꼽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저금리로 집을 살 때 치러야 하는 비용이 줄어든 게 더 큰 역할을 했다. 노동을 통한 소득보다 어느 지역에 집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평생의 삶이 좌우되는 상태가 된 것인데 건강한 모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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