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막혀서…" 서울 신축-노후구축 '가격역전'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신규 아파트(입주 5년 이하) 대비 노후 구축(30년 초과) 아파트의 매매가격 비율 추이/자료=직방

신축아파트 품귀 현상으로 올해 서울에서 처음으로 입주 30년 초과 아파트(노후 아파트)가 입주 5년 이하 아파트(신축 아파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9일 직방(대표 안성우)이 노후 구축아파트와 신축 아파트의 3.3㎡당 거래 가격을 비교한 결과 노후 구축아파트의 평균 거래가격은 3263만원, 신축 아파트의 평균 거래가격은 3530만원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기대감으로 노후아파트 가격이 높았던 그간의 추세가 꺾여, 신축 아파트 거래가격이 구축을 역전한 것. 실제 지난 1년간 서울 구축의 매매가가 7.4% 오른 반면, 신축은 23.3% 올랐다.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는 신규 아파트 대비 노후 아파트 3.3㎡당 매매거래가격의 비율이 1.01배로 줄었다. 구축이 신축 대비 불과 1% 더 비싸다는 뜻이다. 2015~2018년까지는 1.23~1.26배를 유지해왔다.

마용성(마포구, 용산구, 성동구)은 신축 대비 노후된 구축의 매매가 비율이 0.89배로, 신축이 구축보다 매매가격이 높았다. 소폭이지만 구축과 신축의 차이는 지난해보다 더 커졌다.

강남 3구와 마용성 외 서울은 2018년까지 노후 구축이 신축보다 높게 거래됐으나 2017년부터 가격이 역전돼, 올해 0.86배로 격차가 더 커졌다. 분양가가 상승하고, 신규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서울의 신축 대비 노후 구축 아파트의 거래가격이 역전되면서 제주도를 제외하곤 전국 모든 지역에서 신축 아파트가 노후된 구축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도시화가 빨랐던 부산(0.79배), 대구(0.77배), 울산(0.77배) 등 지방 광역시에서는 노후아파트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신축 대비 노후된 구축의 3.3㎡당 매매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방 관계자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로 서울 재건축 아파트 수익성이 제한되자 유입수요가 줄었 가격도 안정되는 효과가 있었다"며 "반면 신축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이 제한돼있기 때문에 분양가안정을 통해 단기간 가격안정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