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고기 사건' 책에서 황운하 "검찰 비협조…보복수사였다"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사진제공=책표지 출판사

지난해 6·13 지방선거 개입 논란에 휘말린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고래고기 환부 사건을 다룬 책을 출간했다.

황 청장은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를 내고 9일 오후 대전시민대학 식장산 홀에서 출간기념회를 가진다.


수사권 독립과 수사구조 개혁을 위해 싸워온 투쟁기, 검·경 갈등을 담은 황 청장의 자서전적 에세이다. 책에서 3분의 1가량을 검경 갈등(소제목 '제1부 검찰과의 전쟁')을 다뤘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고래고기 환부 사건'도 언급했다.

이 사건은 대표적인 검·경 간 대립구도를 보이는 사례다. 2016년 울산 중부경찰서가 고래고기 불법 유통조직을 적발해 압수한 고래고기를 검찰이 유통업자에 돌려준 일이다.

황 청장은 책에서 "검찰이 압수된 고래고기 27t(톤) 중 21톤을 유통업자에게 돌려줘 막대한 이익을 본 사건"이라며 "시가 30억원 어치 분량"이라고 밝혔다.


"석연찮은 검찰…전관 출신 변호사 수사 제한도"
책에서 황 청장은 검찰의 행동을 "여러모로 석연찮은 조치", "검찰의 비협조 속에 별 성과 없이 끝난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황 청장은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에 임명돼 고래고기 사건을 수사했다.

황 청장은 "경찰은 당시 불법 유통으로 인정된 6톤 분량 고래고기는 압수물 처리 규정에 따라 전량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검찰은 공매 처분했다. 여러모로 석연찮은 조치였다"고 밝혔다.

황 청장은 불법 유통업자를 대리한 A 변호사가 울산지검 검사 출신이라는 점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전관예우가 의심된다는 설명이다.

황 청장은 "수사팀은 고래고기를 불법 유통한 혐의로 구속된 포경업자들로부터 A 변호사에게 수억원대 수입료를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고래고기를 돌려받은 시점에 유통업자 계좌에서 거액이 빠져나간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A 변호사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세 차례나 신청했지만 모두 검찰 단계에서 기각됐다고 황 청장은 말했다. 금융계좌 영장, 통신조회 허가서도 기간이 축소되거나 제한돼 수사에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다.

고래고기 사건 이후 검찰의 보복수사 의혹…"치졸한 작태" 주장
경찰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담당 검사도 수사했지만, 조사에 응하지 않다가 해외연수를 떠났다고 황 청장은 밝혔다. 오히려 보복수사가 진행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황 청장은 "경찰 수사가 마무리된 후 울산지검이 울산청 광역수사대장과 직속 팀장을 다른 사건의 피의사실 공표죄로 입건했다"며 "수사대상에 오른 광수대장이 고래고기 사건을 수사한 주역이어서 보복수사 의혹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어 "피의사실 공표를 문제 삼겠다면 자신들부터 조사하는 게 마땅치 않은가"라며 "고래고기 환부 사건에 대한 보복성 수사라면 너무도 치졸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고 책을 통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