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청와대 앞 집회 낮에도 제한, 노숙금지 검토"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회원들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목사)이 총괄대표로 있는 범투본은 지난달 25일 저녁 8시부터 26일 새벽까지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예배와 집회를 진행했다. /사진=뉴스1

경찰이 청와대 인근 집회를 낮 시간에도 일부 제한하고 노숙을 금지하는 등 제한조치를 검토 중이다. 인근에서 학습 중인 시각장애 학생들이 소음에 시달리는 등 시민들이 민원을 호소하면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청와대 인근에서 장기간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과 민주노총 산하 톨게이트 노조 등에 대해 낮 시간에도 집회를 제한하는 등 추가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검토 중인 추가 조치는 △주간 집회 시 소음 제한 △서울맹학교 야외 보행 교육 시간에 학습 통행로 확보 △인도·차도 사이 노숙 행위 금지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강화된 제한 조치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달 25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범투본 등 단체에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집회 금지 통고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지난 19일부터 21일 사이 청운동, 효자동 주민들과 서울맹학교 학부모들이 소음과 교통불편 등을 이유로 집회를 금지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며 "제한 통보의 준수여부를 보고 강제조치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맹학교 학부모회는 지난달 서울 종로경찰서에 '시각 장애 학습 및 이동권을 방해하는 무분별한 집회 금지 처분 요청' 공문과 호소문을 제출했다. 해당 공문과 호소문은 지난 10월부터 범투본이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노숙 집회를 열어 소음에 시달린다는 내용이다.

서울맹학교는 시각장애 아이들을 가르치는 국립 특수학교로 청와대 사랑채에서 약 500m(미터) 거리에 있다. 눈이 안 보이는 시각장애 특성상 확성기, 마이크 등 집회 소음이 심하면 소리를 이용한 수업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지난 10월3일부터 11월18일까지 청와대 인근 집회 관련 소음·교통 불편 신고 등 민원은 총 158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