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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주의에 발목 잡히나…"美 우회덤핑 조사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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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준영 기자
  • 2019.12.1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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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에 높아진 수입장벽, '상시자문' 통해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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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 삼정KPMG 전략컨설팅본부 상무/사진제공=삼정KPMG
# 미국 철강기업들이 리서치·마케팅 명목으로 중국을 찾았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조치로 물량이 제대로 못 들어가 힘들지 않느냐고 중국 기업인들을 떠본다. 그런데 ’어떻게든 판다‘, ’한국을 통해 팔고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다시 한국으로 방향을 튼다. 물건을 사겠다면서 공장 투어를 요구한다. 하지만 제조공장이 없던 것이 드러난다.

한국의 제조 가능 물량보다 많은 철강제품들이 싼 값에 미국에 들어오자 미국 기업 측에서 자체적으로 파악한 사례다. 이들은 미국 상무부에 한국에 대한 ‘우회덤핑 조사’를 신청하기 위한 증거를 모으는 작업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회덤핑은 반덤핑조치나 상계조치의 적용을 받는 물품을 수출하는 기업이 수입국의 반덤핑조치를 회피하기 위해 완제품 대신 부품을 수출해 수입국 내에서 조립하거나 혹은 제3국에서 조립해 수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등장한 ‘뉴노멀’(New Normal, 세계경제가 저성장·규제강화·미국시장의 영향력감소 등 새로운 시대로 돌입했다는 의미)은 각국 정부들의 수입장벽을 높이는 촉진제 역할을 해왔다. 자국산업 성장정책을 높이고 수입의존도를 낮추는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반덤핑·세이프가드 조치 등 다양한 수입규제조치를 활용한 무역전쟁은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박원 삼정KPMG 전략컨설팅본부 상무는 11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한국에 대한) 우회덤핑 조사가 나올 것 같다”며 “중국산 철강제품들이 한국을 경유해 원산지를 바꿔 미국에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방법은 두가지다. 하나는 중국기업이 한국에 생산기지를 만들고 마지막 포장단계나 포장직전 가공단계를 거쳐 한국산으로 속여 미국으로 나간다”며 “최근에는 상사를 통해 그대로 수출되는 경우도 있다. 미국은 한국이 중국의 ‘환적국’이라는 생각이 있다보니 한국에서 들어오는 제품들이 대개 중국산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우회덤핑 조사가 들어올 경우 관련 업종 기업들은 모두 대응해야 한다. 중국제품을 한국산으로 세탁한 곳들은 당연히 걸리겠지만 원래 한국에서 성실하게 일하던 기업들도 우회조사에 대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변호사 고용 등 많은 비용을 들여 대응해도 미국은 AFA(불리한 가용정보), PMS(특별시장상황) 등 가지각색 규정을 활용해 고율관세를 부과할 여지가 있다.

인도도 지난해 조사당국 통합, 수입규제 메뉴얼을 대대적으로 정비했고 중국, 한국, 동남아시아 등에 대한 전방위적 규제조사가 진행 중이다. 전쟁은 한창이지만 우리 기업들은 그저 ‘두들겨 맞는’ 형국이다.

-인도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보인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상계관세 조사를 하면서 정보들이 공개되다 보니 인도도 그것을 베껴 중국을 겨냥한 10건이 넘는 상계관세 조사를 시작했다. 특히 인도가 우리나라에 대해 첫 상계관세 조사를 개시한 데 이어, 한-인도 CEPA(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취지를 무색케 하는 양자세이프가드(특정국가를 대상으로 한 수입량제한, 수입관세 인상 등의 긴급수입제한조치) 조사를 2건이나 개시했다. ‘양자세이프가드’는 인도가 최근 보여주는 보호무역주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해외는 수입규제조치가 활발해 보이는데 한국은 어떤가
▶인도는 1년에 40~50개의 조치를 취하는 데 반해 우리는 4~5건 정도다. 인도가 땅덩어리가 커도 경제규모와 수입규모가 비슷하다.(2018년 기준 한국과 일본의 연간수입액은 각각 5400억불, 5200억불) 하지만 우리는 국내시장보다 해외로 진출해야하는 기업들이 많다보니 (수출국과의 관계를 우려해 규제조치를) 많이 못 걸고 있다.

-국내기업의 상황은 어떤가
▶중국과 미국이 서로 막히다보니 중간에서 우리나라에 떨어지는 물량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메인시장은 국내이고 그 다음 해외에 판매한다. 기술력이 좋아도 가격게임이 되지 않아 국내시장이 위협을 받고 있다. 철강, 석유화학 업종이 많지만 (규제조치에) 걸리지 않은 업종이 없다고 볼 정도다.

-국내기업들은 그저 당하고만 있다고 봐야할까
▶일부 대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A기업의 경우 동남아시아에 공장을 세워 고용창출을 한다. 그리고 해당 당국이 수입규제를 조사할 수 있는 기구를 설립하는 걸 도와주기도 한다. 실제 중국산이 그곳에 싸게 들어오니 규제조치로 막게 된 경우도 있다. 정부입장에서 현지투자가 고마운 일이다보니 그런 혜택들을 받는 것으로 안다.

/사진제공=삼정KPMG
/사진제공=삼정KPMG

-만약 국내에서 수입규제조치가 활성화되면 어떨까
▶한국으로 수입되는 품목을 반덤핑 조사를 해달라고 하면 소비자들은 불편해한다. 비싸게 사야하니까. 만약 독일자동차에 반덤핑관세 20%를 문다고 해보자. 소비자들이 난리가 날거다. 대기업에 물건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수입규제를 요청하면 대기업 측에서 ‘너네 때문에 수입물품을 더 비싸게 사야한다’며 힘들 수 있다. 대기업은 국민여론, 중소기업은 갑의 횡포에 주저하게 된다.

-미리미리 준비가 필요하겠다
▶(타 국가제품이) 반덤핑으로 막히면 국내기업이 반사이익을 보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수출증가에 따른 리스크가 함께 있다는 것을 모른다. 돈을 잘 벌 때 대비를 해야한다. 중국 때문에 국내기업들이 돈을 벌고 있다. 이에 미국에서 한국에 대한 우회덤핑조사 등이 있을 수 있는데 그 대상을 보면 대기업들이 아니다. 보통 이런 기업들은 통상팀도 없고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하나
▶조사요구에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자료를 모아야 한다. 상대기업은 덤핑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 주장하는데 사실 그 기업이 투자실패 등 다른 이유가 있는 경우가 있다. 경쟁사에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미리미리 정보를 모을 필요가 있다. 또한 반덤핑조사를 받더라도 반덤핑관세율을 감내할 수 있는 가격정책과 관련 프로세스를 재정비하는 등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상시자문이 필요하다. 조사가 들어온 이후 사후대처식의 자문이 아니라 사전대응의 형태로 준비해야한다.

한편, 삼정KPMG는 오는 12일 오후2시 산업통상자원부, 법무법인 태평양과 함께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보호무역주의 진화와 대응방안’ 세미나를 개최한다. 올 한해 주요 수입규제 이슈를 정리하고 각국의 수입규제 조사과정에서 우리기업들이 겪은 애로사항, 극복사례들을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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