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로 "15일 대중관세 미룬다는 징후 없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사진=AFP.

백악관이 오는 15일 미국의 대중관세 연기를 검토한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대해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이러한 징후가 없다고 발언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나바로 국장은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괜찮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거나, 오는 15일 예정된 대중 관세가 미뤄진다는 징후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중국과의 합의를 위해 관세 연기를 검토한다는 기존 보도 내용을 반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기존 관세를 유예하는 대가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로 대량 구매하고, 환율제도 투명성 제고와 금융시장 개방을 약속하는 내용 등의 합의가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나바로는 "무역협상이 성사되는 것은 중국의 손에 달려있다"면서 "(양국 간) 구두합의 된 대로 합의문에 적힌다면 합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전날 소니 퍼듀 미 농무장관이 미국이 대중 관세를 연기할 수 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바로의 발언이 나왔다"면서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연기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미국에서 엇갈리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좌관들과 만나 관세 연기를 논할 예정인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관세 연기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나바로 국장은 백악관 내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다.

다른 백악관 관계자들도 관세 연기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날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직무대행도 "15일 대중국 추가 관세의 시행 여부는 앞으로 미중 무역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달려있다"고 말한 바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아직 명확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며 "15일 대중국 추가 관세는 아직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으며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도 "15일 기한을 지키기보다는 제대로 된 합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중 고위급 협상단은 지난 10월11일 미국 워싱턴 협상에서 1단계 무역합의, 이른바 '스몰딜'(부분합의)에 도달했지만 아직 합의문에 서명하진 못했다. 양국은 당초 11월 중 서명을 추진했지만 실무협상에서 관세 철회 문제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최종 타결이 미뤄지고 있다.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주드 블랑셰트 중국 전문가는 이에 대해 "미중 양측 모두 자신이 상대방보다 우위에 섰다고 생각한다"면서 "합의 없이 관세만 미룬다면 양국이 그 어떤 이견도 좁힐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