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부위원장 "의료이용량 따라 실손보험료 할인·할증"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정부가 병원 이용 횟수 등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실손의료보험료 할인할증제도'를 도입한다. 병원의 과잉진료와 환자의 의료이용량 급증에 따라 실손보험 손해율이 130%대로 치솟자 상품구조 개편에 나선 것이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1일 서울 광화문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공사보험 정책협의회'에서 "내년 중 실손보험 구조개편과 청구간소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사보험 정책협의회는 금융위를 비롯해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험개발원 등이 참여하는 회의다.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정책에도 불구, 실손보험 손해율이 악화 돼 정책협의회 결과에 대해 보험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손 부위원장은 "다양한 개선책에도 불구, 실손보험과 관련해 여러 문제점이 여전히 제기 된다"며 "일부 의료기관의 과잉진료와 일부 소비자의 과다한 의료이용을 억제하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잉진료와 도덕적 해이가 확산될 경우 손해율 상승과 그에 따른 보험료 인상의 악순환이 반복돼 결국 실손보험에 가입한 대다수 국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게 받아들여야한다"고 지적했다. 실손보험 가입자는 6월말 기준 3800만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내년 중 실손보험 상품 구조를 개편하는 한편 소비자 편의를 위해 보험금 청구 간소화를 추진키로 했다. 비급여 관리도 강화한다.

손 부위원장은 "의료이용량에 따른 보험료 할인·할증제 도입, 보장범위와 자기부담률 개편 등 학계·의료계·보험업계 등에서 제시한 다양한 대안들을 면밀히 검토해, 새로운 상품출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예컨대 병원을 자주 가는 사람은 보험료를 할증하고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 사람은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실손보험은 급여와 비급여 진료를 모두 보장하지만 앞으로는 일부 질병에 대해 보장 범위를 제한하거나 보험가입자의 자기부담금을 올리는 방안 등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보험금 청구 간소화와 관련해선, 손 부위원장은 "현재 국회계류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의 신속한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히 "중계기관이 서류전송 이외 목적으로 정보를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의료계의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급여 관리도 강화키로 했다. 그는 "국민의료비 부담 경감이라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의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급여에 대한 적정 수준의 관리가 필요하다"며 "이런 고민이 없으면 실손보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못하고, 건강보험 또한 지속적인 보장성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