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北해법’ 이견…”제재 완화" VS "도발 중단”

/AFPBBNews=뉴스1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징후에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렸다. 15개 이사국이 참여한 가운데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멈춰야 한다”는 미국측 주장과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중국과 러시아측 입장이 충돌했다.

이날 회의에서 켈리 크래프트 주유엔 미국대사는 “미국은 유연하게 대처할 준비가 됐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 중단을 촉구했다. 크래프트 대사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비판하면서 “미사일과 핵실험은 북한에 더 큰 안보를 가져다주지 않으며, 북한의 경제적 기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크래프트 대사는 지난해 6월 열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협상한 내용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합의를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반동안 북한과 지속적인 협상을 이어왔으며, 북한은 우리와 함께하는 담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크래프트 대사는 안보리 회의 시작을 앞두고도 기자들에게 “미국은 유연하게 대처할 준비가 됐지만, 미국 홀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북한은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도발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서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북한이 먼저 도발을 멈추고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날 이해당사자 자격으로 참석한 조현 주유엔대사도 “대화와 협력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조 대사는 "지난 2년간 한반도에 전례없는 정치적 변화가 있었다”면서 “지난해 평창올림픽 이후 3번의 북한 회담과, 2번의 북미회담이 있었고, 한국과 미국이 함께 한반도의 평화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일본 대사 역시 미국에 동조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사정거리에 상관없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사항”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기존 입장대로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먼저 핵실험장 폐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 등의 조치를 취한만큼 비핵화협상을 이어가기 위해선 대북제재 완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는 “가능한 빨리 대북제재 결의 되돌릴 조항을 마련해 적용해야 한다”고 했고, 바실리 네벤쟈 러시아 대사도 “지난해 긍정적인 모멘텀이 있었지만 안보리측의 긍정적 조치가 부족했다”면서 대북제재 완화를 시사했다.

이번 회의는 당초 세계인권의날인 지난 10일 북한 인권 문제를 논하기로 했지만, 안보리 순회 의장국인 미국이 하루 늦추면서 인권 대신 미사일 도발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미국은 이번 안보리 회의 개최에 앞서 다방면으로 북한을 압박하는 행보를 보였다. 앞서 지난 5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대사들과 오찬을 가졌고, 지난 10일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회동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비핵화를 약속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비핵화로 나아가겠다는 약속을 준수하고 더 이상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