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기자수첩]"출처도 모르는 화장품을 사라고요?"

머니투데이
  • 양성희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19.12.13 05:00
  • 글자크기조절
  • 댓글···
"중학생 딸도 틴트를 바르는데 어디서 만든건지 확인도 없이 사라고요?"

정부가 화장품 제조자 표기 의무를 삭제하는 내용으로 화장품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소비자의 불안감이 커졌다. 현행법상 화장품 포장엔 제조업자와 책임판매업자를 모두 표기해야 한다. 법 개정 근거는 '중소 브랜드사 보호'다. 표기된 제조자 정보를 바탕으로 중국업체 등이 유사제품을 의뢰하면 브랜드사가 입지를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개정안을 두고 화장품 업계에선 찬반양론이 팽팽하다. 히트상품으로 재미를 보다가 소위 '짝퉁'에 당해본 업체는 법 개정을 환영한다. 제조자 정보를 일종의 영업비밀로 보호하고 싶어서다. 반면 그동안 '얼굴 없이' K뷰티를 키워놓은 제조업체는 '팽'당한 기분을 느낀다. 제조자 이름 하나 노출된다고 유사제품이 줄을 잇는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이해득실이 달려있다보니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다. 문제는 소비자다. 이런 사안일수록 정부는 한쪽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소비자 관점에서 문제를 풀었어야 했다. 요즘 소비자는 제조자, 성분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따지는 '체크슈머'(Checksumer·체크+컨슈머)다. 알 권리에 목말라 각종 정보 애플리케이션도 이용한다. 그런데 제조자를 모르는 채로 '깜깜이' 구매를 하라는 건 시대착오적이다.

또 제조자를 모를 경우 문제가 생겼을 때 소비자 입장에선 책임소재를 가리기 어렵다. 이 같은 문제제기에 정부는 판매업자가 모든 책임을 지면 된다는 식의 답변을 내놨다.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이 난립할 우려도 있다. 각종 인증을 받지 않은 곳에서 싼값에 생산하더라도 소비자는 알 길이 없다.

산업계의 입장이 엇갈리고, 양쪽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을 때는 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생각해보면 문제가 쉬워진다. 모든 국민은 소비자고 정부 관계자도 소비자다. '어디서 만들었는지 모르는 화장품을 내 아이 얼굴에 바를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면 다른 대책을 내놨을지도 모르겠다.
[기자수첩]"출처도 모르는 화장품을 사라고요?"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머니투데이 기업지원센터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