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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복수국적자 국적이탈' 제한은 위헌인가…헌재 공개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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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민경 (변호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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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1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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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4년전엔 합헌…"직업선택 자유제한" vs "병역기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크리스토퍼 멀베이 주니어가 국적법 12조2항 등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변론에 자리하고 있다./사진=뉴스1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크리스토퍼 멀베이 주니어가 국적법 12조2항 등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변론에 자리하고 있다./사진=뉴스1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남성이 18세 때 의무적으로 국적을 선택하고 이 시기가 지나면 38세까지 한국 국적을 유지하도록 하는 제도에 대해 헌법에 어긋나는지를 두고 뜨거운 공방이 벌어졌다.

헌법재판소는 12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크리스토퍼 멀베이 주니어(20)가 국적법 12조2항 등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 공개변론을 열었다.

이번 사건을 제기한 청구인은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이 있지만 한국인 어머니 때문에 한국 국적을 함께 취득한 재미교포 2세로 선천적 복수국적자에 해당한다.

현행 국적법은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도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이면 선천적 복수국적을 갖도록 하고 있다. 이가운데 남성은 18세가 돼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때부터 3개월 안에 한국 국적 포기를 결정해야 한다. 이 기간 이후에는 병역의무가 없어지는 38세까지 한국 국적을 이탈할 수 없다. 병역의무 회피를 막기 위해서다.

청구인은 이 제도가 국적이탈의 자유를 제한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헌재는 이 사건의 중요성을 감안해 공개변론을 열기로 결정했다.

먼저 청구인 측 대리인은 이 사건은 병역과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에 생활기반을 둔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지금도 합법적으로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면서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한국국적 이탈을 장기간 제한해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청구인 측에 따르면 복수국적을 가진 경우 미국이나 다른 나라 등에서 공직 진출에 제한이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군인 등의 직업을 가진 경우 좋지 않은 보직을 받거나 하는 등의 보이지 않는 차별도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이들은 헌법상 적법절차원칙과 관련 개별적 통지절차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국적과 관련 본인의 중요한 권리에 관한 절차적 내용을 개별적으로 안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또 "외국에 생활기반을 둔 선천적 복수국적자와 국내에서 생활하는 복수국적자는 본질적으로 다른 집단"이라고 강조하며 "문제가 된 조항은 둘을 동일하게 취급한다"며 평등 원칙 위반 주장도 함께 했다.

병역 기피 우려 등에 대해서는 "병역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다른 절차를 마련하는 등의 다른 방법을 통해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위헌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해관계인 법무부 측 대리인은 "병역의 의무가 부과되면 이를 이행하기 전 원칙적으로 국적 이탈을 못 하게 하는 것은 징병제 국가로서 불가피한 것"이라면서 "개인적 사유를 주장해 국적 이탈 기회를 추가로 얻는 건 병역기피와도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활기반이 외부든 국내든 병역의무 측면에서 모든 국민에게 병역의무는 평등하게 지워져야 한다"며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공직진출에 제한이 있다는 이유로 국내 법령의 위헌을 주장하는 것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청구인 측의 개별 통지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법령은 공표되면 유효한 것으로 일일이 개별통지를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부 측은 2011년 1월1일부터 올해까지 외국에 생활기반을 둔 18세가 된 복수국적자 중 1만3700명 가량이 합법적으로 국적을 이탈했다는 통계를 근거로 들었다.


또 법무부 측은 헌재가 앞서 국적법 합헌 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면서 별다른 사정 변경이 없기에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합헌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이미 2015년 11월 관련 법조항에 합헌 결정을 내린바 있다. 당시 재판관 의견은 5(합헌)대4(위헌)로 팽팽하게 갈렸지만, 재판관 9명 중 6명이 위헌의견을 내야만 위헌결정이 내려지는 위헌정족수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석태 재판관은 선천적 복수국적자 개개인에 대해 일일이 절차를 통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청구인 측 대리인은 "사회기반이 외국에 있는 이들이 미성년자 시절 관련 제도와 절차에 대해 자세하게 아는 것 또한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개별적 통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남석 헌재소장은 복수국적자의 병역의무 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다른 국적을 선택하는 것을 제한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법무부 측 대리인은 "기본적으로는 징병제 국가의 병역자원을 확보하는 사안"이라며 외국에 생활근거지가 있다는 이유로 병역 의무에서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이들의 발언이 끝난 후 참고인들이 발언 기회를 가졌다. 청구인 측의 참고인으로는 미국 소재 로펌의 전종준 대표변호사가, 법무부 측으로는 김상겸 동국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나섰다.

전 변호사는 “다른 국가에서 복수국적자가 국가안보나 공무수행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려 하는 경우 불이익을 받는다”며 “당사자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적이탈이 가능한 기간에 대해 “그 기간 동안 실제로 국적을 이탈해야 하는 사람이 미성년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국적이탈의 자유라는 기본권이 보장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문제점을 강조했다.

법무부 측 참고인 김 교수는 “입법 정책적으로는 출생지와 관계없이 한국인 사이에서 출생한 자녀, 부모 중 어느 한쪽만 한국인이더라도 출생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외국에서의 공직 취임 등 측면에서 불이익이 초래된다 하더라도 이는 해당 외국 정부․기관을 상대로 다투어야 할 문제이며 직업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재판관 전체회의를 거치는 등 심리를 이어간다. 이후 국적법 관련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는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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