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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복수국적자 국적이탈 제한, 직업선택 자유 침해?…위헌공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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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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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공개변론서 '국적선택 기간제한' 위헌성 논쟁
공직진출 불이익 주장에 법무부측 "해당국서 따져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크리스토퍼 멀베이 주니어가 국적법 12조2항 등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변론에 앞서 자리하고 있다. 2019.12.1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크리스토퍼 멀베이 주니어가 국적법 12조2항 등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변론에 앞서 자리하고 있다. 2019.12.1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경우 국적이탈 제한을 완화해도 국적법 규정이 원래 의도하는 원정출산 방지, 기회주의적 행태와는 관련이 없어 현행 국적법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

"국적법 관련 조항은 징병제를 택한 국가의 불가피한 입법이고, 미국의 경우 복수국적자라는 사정만으로 공직 등 직업선택을 제한하는 법령을 두진 않아 직업자유에 제한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남성이 18세때 의무적으로 국적을 선택하도록 하고 이 시기가 지나면 38세까지 한국 국적을 유지하도록 한 제도가 국적 이탈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지를 두고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헌재는 12일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크리스토퍼 멀베이 주니어(20)가 국적법 12조2항 등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 공개변론을 열고 각계 입장을 들었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이 있지만, 한국인 어머니 때문에 한국 국적을 함께 취득한 재미교포 2세다.

현행 국적법상 외국에서 태어난 사람도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이면 2개 국적을 갖게 된다. 이 중 남성은 18세가 돼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때부터 3개월 안에 한국국적 포기를 결정해야 한다. 이를 넘기면 병역의무가 없어지는 38세까지 한국국적을 이탈할 수 없다.

헌재는 이미 2015년 11월에도 관련 법조항에 합헌 결정을 내렸으나, 당시 재판관 의견이 5(합헌)대4(위헌)로 팽팽했던 바 있다. 헌법소원은 재판관 9명 중 6명이 위헌의견을 내면 위헌결정이 내려진다.

청구인 측과 법무부 측은 현행 국적법이 국적이탈 자유를 제한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를 두고 논쟁했다.

청구인 측 대리인은 "외국에 생활기반을 둔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지금도 합법적으로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된다. 이 사건은 병역사건이 아니다"며 "애초 한국 병역자원으로 보기 어려운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한국국적 이탈을 장기간 제한해 직업선택 자유를 제한하는 건 위헌"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학생으로 미군 입대를 희망하는 청구인이 현행 국적법 때문에 직업상 제약을 받을 소지가 있다는 점도 들었다.

해당 법조항이 헌법상 적법절차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청구인 측 대리인은 "국적선택 기한을 매우 엄격히 제한하는데도 개별적 통지절차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에 생활기반을 둔 선천적 복수국적자와 국내에서 생활하는 복수국적자는 본질적으로 다른 집단인데 해당 법조항은 둘을 동일하게 취급하고, 남녀도 다르게 취급한다"며 평등원칙을 위반한다고도 했다.

반면 법무부 측 대리인은 "개인적 사유를 주장해 국적이탈기회를 추가로 얻는 건 병역기피와도 관련이 있다"며 "복수국적자로 주요공직을 맡는 사례가 외국에 존재하고, 근본적으로 미국에서 공직진출에 제한이 있다는 이유로 국내법령의 위헌을 구할 이유가 상당한지도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적법절차원칙에 대해선 "실제 법령은 공표되면 족하고 개별통지를 해야만 적법절차를 충족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생활기반이 외부든 국내든 병역의무 측면에서 두 복수국적자 집단이 다르지 않고, 모든 국민에 대한 병역의무를 규정하는 이상 의무는 평등하게 지워져야 한다"며 평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석태 재판관은 "청구인이 유년기 5년 동안 한국에 거주했고 그 뒤에도 국내에 체류했다"며 "한국에 귀속감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물었다.

청구인 측 대리인은 "어린시절 장기체류한 적이 있지만 부모가 청구인을 미국인으로 키우기 위해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를 못했고, 한국어 능력이나 제반 지식이 없는 상황"이라며 원정출산자와 이민출산자는 다르게 봐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 재판관은 18세로 미성년자인 선천적 복수국적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건 과도한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법무부 측 대리인은 "미성년자는 맞지만 유의미한 병역자원이라고 생각할 때가 18세라, 그 기간에 들어간 사람에게 자유로운 국적이탈을 인정하면 병역자원 확보 제도의 근간이 무너진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양측 참고인 간에도 공방이 오갔다.

국적법 해당 조항에 대해 2013년 제기된 첫 헌법소원 사건을 맡았던 전종준 변호사는 "국적이탈은 개인이 선택할 문제"라며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받지 않기 위해 한국호적에 올리지 않은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한국국적을 자동소멸시키는 이른바 '국적유보제'를 제언했다.

반면 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복수국적자에 불이익을 준다면 미국 법원에서 직업자유 침해 문제로 소송을 청구하는 게 더 빠르지 않은가 한다"며 "(정해진) 기간에 국적선택을 안한 건 당사자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에 청구인측 대리인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국익에 민감한 사안일수록 복수국적자 차별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게 비합리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국적이탈을 하려는데도 안 해주는 게 문제"라고 현행법 설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법무부측 대리인은 "해당 법조항이 헌법위반으로 결정되면 병역의무 있는 복수국적자가 제도를 충분히 인지했는데도 숨기거나 악용하는 등, 수많은 문제가 새로이 제기될 것"이라며 예외를 넓힐수록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이날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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