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공소장 변경 불허 '편향성 논란'에…법원 "재판 독립 훼손 우려"

검찰이 요청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소장 변경 요청을 재판부가 불허하면서 '판사 편향성'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법원이 "판사 개인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자 재판의 독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은 13일 출입기자단에 문자를 보내 "해당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의 요건인 '공소사실의 동일성'에 관해 법리적 검토를 거쳐 이에 관한 결정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의 판단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은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일부 언론 등에 게재된 바와 같이 재판장이 해당 사건의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있다거나 재판장이 그간 진행했던 사건 중 소수의 사건만을 들어 이념적으로 편향됐다고 하는 것은 판사 개인에 대한 부당한 공격이자 재판의 독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재판부(부장판사 송인권)는 지난 10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3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의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 전과 후의) 이 사건 공범, 범행 일시, 장소, 범행 방법, 목적 중 하나 정도만 다르다면 동일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겠지만 다섯개 모두가 중대하게 변경된 이상 동일성을 인정하기가 어렵다"면서 "공소장 변경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검찰이 항의하자 "검사도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냐"며 "자꾸 그러면 퇴정 요청하겠다"고 했다.

공소장 변경은 검찰이 기소한 뒤에 공소장에 적은 공소사실이나 적용법조를 추가·철회·변경하는 제도다. 형사소송법 298조 1항은 "법원은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않는 한도에서 공소장 변경을 허가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즉 공소사실의 동일성은 공소장 변경의 한계를 정하는 기준이 된다.


공소장 변경 허가 여부는 해당 사건의 판결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혐의가 공소장에 추가되면 유죄로 결론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동일성 여부를 재판부가 재량에 따라 결정한다는 점에서 논란 가능성이 뒤따른다.

실제로 재판부가 정 교수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받아들이지 않자, 공소사실 동일성 여부 논란이 불거졌다.
또 일각에서는 송 판사가 과거 '환경부 블랙리스트' '윤총경' 연루 사건에서 공소장 문제로 검찰과 대립각을 세웠던 사실을 지적하면서 '편향성 문제'를 제기했고, 이번에 서울중앙지법이 재판의 독립성 훼손을 우려하며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