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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된 진술이 증거?…전문가가 본 '곰탕집 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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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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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이슈+]'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 '정의롭지 못한' 판결 논란

[편집자주] 온라인 뉴스의 강자 머니투데이가 그 날의 가장 뜨거웠던 이슈를 선정해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드립니다. 어떤 이슈들이 온라인 세상을 달구고 있는지 [MT이슈+]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가해자 A씨의 부인 B씨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공개한 CCTV 화면/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가해자 A씨의 부인 B씨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공개한 CCTV 화면/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곰탕집 성추행 사건'이 2년 만에 결론이 났다. 대법원은 피고인에게 유죄를 확정하면서다.

법원의 판단이 내려졌지만 '곰탕집 성추행 사건'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재판부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만으로 무리한 선고를 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피고인 A씨의 부인 B씨가 판결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하나에 남편(A씨)이 이제 강제추행이라는 전과 기록을 평생 달고 살아야 한다"며 "차라리 정말 남편이 만졌더라면 억울하지라도 않겠다"고 호소하며 해당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피고인 A씨의 부인 B씨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글/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피고인 A씨의 부인 B씨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글/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곰탕집 신발장 뒤 벌어진 '강제추행'…2년의 공방


곰탕집 성추행 사건은 2017년 11월26일 대전의 한 곰탕집에서 벌어졌다. 당시 남성 A씨(39)가 옆을 지나가던 피해자의 엉덩이를 강제추행했으며, 이에 피해자가 A씨를 붙잡고 항의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담겨있다.

A씨가 피해자의 엉덩이를 강제추행하는 모습은 곰탕집 신발장 뒤에서 벌어져 CCTV에 직접적으로 담겨있지 않다. 하지만 1심은 A씨가 강제추행을 했다고 보고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불복한 A씨가 항소해 2심을 진행했으나, 2심 역시 A씨가 강제추행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2심에서는 강제추행의 정도가 무겁지 않다며 감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명령 40시간, 사회봉사명령 16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취업제한명령 3년도 내렸다.

하지만 A씨의 불복은 이어졌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지난 5월 사건을 접수해 심리를 진행한 대법원은 12일 원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며 유죄를 확정지었다.

이 과정에서 A씨의 부인 B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청와대 국민청원 등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로 인해 곰탕집 성추행 사건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또한 '피해자가 합의금을 요구한 '꽃뱀'이다' '정확한 정황상 증거가 없다' 등의 2차 가해가 이어지다 대법원의 유죄 판결 마저 부당하다고 비판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대법원은 12일 '곰탕집 성추행 사건'의 2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대법원은 12일 '곰탕집 성추행 사건'의 2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만이 유죄 근거? 아냐


대법원의 판결이 부당하다는 이들은 재판부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만으로 유죄를 선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A씨에게 불리할 진술을 할 동기나 이유가 없고, A씨가 사건에 대한 진술을 번복했다는 점 또한 주목했다. 또한 A씨의 강제추행 사실은 대법원이 아닌 1심부터 꾸준히 인정돼왔다.

1심에서는 "피해자가 피해내용 등을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손이 스친 것과 움켜잡힌 것을 착각할 만한 사정도 없어 보인다"며 A씨를 유죄로 봤다. 이에 항소한 A씨로 인해 진행된 2심도 피해자의 손을 들었다. 2심은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됨 △범행 현장에 설치된 CCTV 영상의 장면들이 피해자 진술에 부합함 △피해자가 피고인 남성에게 먼저 합의금을 요구한 적이 없음 △피고인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음 등을 고려해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에서는 강제추행의 여부가 아닌 강제추행의 고의성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다. A씨 변호인 측은 A씨는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피해자와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추행의 고의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증명이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법원은 "피해자 등의 진술은 내용의 주요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춰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선 안 된다"며 "A씨가 손으로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짐으로써 강제추행했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나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결국 강제추행 유죄 판결의 배경에는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더불어 '피해자가 A씨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나 이유가 없음(합의금을 요구하지 않았음)'이 존재한다. 앞서 피고인의 부인 B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A씨의 1심 선고 당시 피해자가 1000만원 상당의 합의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지만 2심 재판부로 인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무렵 피고인을 처음 만났고 먼저 피고인에게 합의금 등을 요구한 적도 없어 피해자가 피고인을 무고하거나 피고인에 대해 허위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A씨의 진술 번복도 결정적인 이유였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12월1일 경찰 피의자신문에서 'CCTV 영상을 보기 전에는 피해자와 신체 접촉이 전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CCTV 영상을 보니 신체 접촉을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는 등 신체 접촉 여부에 대해 일관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분석한 전문가들도 해당 판결이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사진=김현정 디자인기자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분석한 전문가들도 해당 판결이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사진=김현정 디자인기자


전문가 의견도 "잘못 인정하고 용서 빌어야"


사건을 분석한 전문가들도 해당 판결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은의 변호사는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적정하고 합리적인 판결"이라며 "사건의 내용과 판결이 나온 과정을 생각하면 논란이 있을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 변호사는 △CCTV 영상 분석상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것이 분명하다는 전문가의 증언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무고의 동기가 없는 점 △피고인의 진술 번복 △상황을 목격했다는 피고인의 친구 진술도 전체적인 상황을 보기가 어려운 점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대법원이 이러한 주변 정황을 고려해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수년 동안 세월호의 CCTV를 분석하며 외력충돌설을 주장해 온 김관묵 이화여대 나노과학부 교수도 지난해 9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CCTV 분석을 3년 이상 지겹도록 해온 내가 본 곰탕집 성추행 사건 CCTV 동영상은 피의자 남성에게 매우 불리한 증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교수의 분석은 대법원에서 진술한 CCTV 특수감정인과의 의견과 유사했다. 김 교수는 △배웅을 하던 A씨가 갑자기 뒤로 돌아감 △피해자를 눈으로 훑는 모습이 보임 △왼손과 달리 오른손의 겨드랑이가 벌어짐 등을 근거로 "피의자는 의도적으로 피해자의 몸에 손을 댔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와대 20만 청원을 함으로써 피의자는 공개재판을 받게 됐는데 결과적으로는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될 것"이라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었다면 해결됐을 문제인데 너무 커져 버렸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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