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1단계 합의 타결…원화가치 한 달 만에 최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에서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타결 관련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쳐

미중 무역합의 타결 소식에 원/달러 환율이 한 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1원 내린(원화가치 상승) 1171.7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0일(1170.1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종가기준)이다. 장중에는 1168.8원까지 하락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타결 소식에 전 거래일보다 14.8원 급락한 1172.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2018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태양광 패널 등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 일단 휴전에 들어갔다.


합의문에는 오는 15일로 예정돼있던 미국의 대중국 수입품 1560억달러어치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 조치 유예 조항도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에서는 내년 5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곡물 수입 카드를 내놨다는 로이터통신 보도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과의 빅딜에 매우 가까워졌다"며 "중국이 그걸 원하고 있고, 우리도 원하고 있다"고 남겼다.

미중 양국은 지난 10월 고위급 무역협상을 통해 '스몰딜'에 합의했으나, 이후 합의문 서명식 무대로 점찍어뒀던 아세아태평량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취소되는 등 울퉁불퉁한 길을 걸어왔다.

오는 15일로 예정됐던 미국의 대중국 수입품 추가 관세부과 시점이 다가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감도 한껏 높아진 마당이었다.

이날 1단계 무역합의 타결 소식에 금융시장의 위험자산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정책 기조를 보인데 이어 최대 불확실성 요인이었던 미중 무역분쟁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각)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0.75포인트(0.79%) 오른 2만8132.05에 거래를 마쳤다. 주요 6개국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3일 현재 전 거래일보다 0.5% 가까이 하락한 96.8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도 줄어들었다.12일(현지시각) 브렉시트를 추진하고 있는 영국 보수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위험자산선호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90포인트(1.54%) 오른 2170.25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52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미중 합의 소식이 나오면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였고, 외국인이 어제이 이어 오늘 코스피 시장에서 5200억원 정도 순매수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을 견인했다"며 "(미중 합의에 관한) 중국 쪽 반응을 확인해야하겠지만, 완전히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당분간 위험선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미중 합의 내용이 기존 관세철회까지 나간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추가 하락 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