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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피디어·부킹닷컴 실적악화... 구글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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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현 기자
  • 2019.12.1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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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푸는 국제부 기자들(썰국열차)] '실적악화' 글로벌 OTA들 놓인 구글과 독점규제

[편집자주] 복잡한 국제이슈를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해보려 합니다. 재미있는 '썰'을 풀듯이 어느 한 부분이 아닌 전체 이야기를 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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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는 공항 이용객들. /사진=로이터
익스피디어·부킹닷컴 실적악화... 구글 때문에?

본격적인 겨울 여행 시즌인 연말이 다가왔습니다. 여행계획을 짤 때 여러분들은 어떤 사이트와 앱을 이용하시나요?

각 호텔, 항공권 사이트의 가격을 비교해 최저가를 보장한다는 온라인여행사(OTA). 하지만 곧 여행 성수기가 다가옴에도 이 온라인 여행업체들은 최근 고전하는 모양샙니다. 경영진과 이사회의 갈등, 수 분기 연속 실적 하락 및 주가 폭락,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진 물갈이까지 연이은 악재에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트립어드바이저 등 글로벌 대형 OTA마저 맥을 못 추고 있습니다.



글로벌 OTA 실적 악화…어느 정도길래


익스피디아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사진=블룸버그
익스피디아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사진=블룸버그


부킹닷컴의 모회사 부킹홀딩스그룹의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사진=블룸버그
부킹닷컴의 모회사 부킹홀딩스그룹의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사진=블룸버그

글로벌 3대 OTA인 익스피디아와 부킹닷컴, 트립어드바이저는 최근 모두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호텔스닷컴 등을 소유하고 있는 익스피디아 그룹은 지난달 6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7% 하락한 35억6000억달러(약 4조1700억원)를 기록하면서 하루만에 주가가 27% 빠졌습니다. 익스피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는 12% 하락했습니다. 결국 지난 4일 익스피디아 경영진은 이사회와 회사 비전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사임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업계 전반에 퍼졌습니다. 부킹닷컴은 지난 9월 대비 주가가 6.49% 하락한 상태입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업계 최대 규모인 부킹닷컴마저 수년만에 가장 느린 속도로 성장 중이며 트립어드바이저의 매출은 3분기 연속 급감했다"고 전했습니다.


구글에 밀리는 OTA




구글 트래블의 사이트 메인. /사진=구글 캡쳐
구글 트래블의 사이트 메인. /사진=구글 캡쳐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도전은 구글이 트립어드바이저에 대한 양질의 트래픽을 빼돌리는 것이다."

스티븐 카우퍼 트립어드바이저 CEO는 이같이 토로합니다. 이달 사임한 마크 오커스트롬 익스피디아 전 CEO 역시 "온라인 여행업체들은 구글과의 경쟁에 직면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부진한 OTA들의 원망 섞인 비판의 화살은 구글로 향하고 있습니다. 구글 역시 지난 8월 '구글 트래블'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구글 트래블 서비스는 평소 이용자가 검색한 정보를 기반으로 취향에 맞는 여행지의 항공권과 호텔을 추천하고 예약까지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구글 지메일을 연동해서 비행기 티켓과 숙소 등 예약 내역을 한꺼번에 모아서 보여주고 해당 도시 여행 코스 및 명소 등도 구글 지도앱에 바로 연동해 표시됩니다. 사실상 기존 OTA 서비스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셈입니다.

포브스는 "거대한 정보 더미를 분류하는 것에 관해서라면 아무도 구글에 대적할 수 없다"면서 "이제 구글이 OTA를 정복하기 위해 그러한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글이 검색엔진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자체 OTA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이 여행관련 키워드 검색 결과의 최상단에 자사 구글 트래블의 링크를 걸어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어떤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페이지 하단에 있는 링크보다는 가장 위에 있는 링크를 클릭할 확률이 10배 더 높다고 합니다.

글로벌 OTA들은 구글이 광고비를 계속 올리면서도 최상단에는 자체 서비스링크를 올리는 등 고객 유입을 막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구글은 지난해 OTA들에게서만 약 180억달러(약 21조원)의 광고수익을 벌어들였습니다. 부킹닷컴의 지난해 전체 수익 145억달러(약 17조원)보다 많은 액수입니다.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제임스의 저스틴 패터슨 애널리스트는 "구글이라는 역풍이 불면서 일부 OTA들이 부진한 실적을 냈다"고 분석했습니다.



OTA '최저가 보장제'의 이면...'최저가'는 말그대로 진짜 최저가일까


/사진=호텔스닷컴 캡쳐
/사진=호텔스닷컴 캡쳐

그동안 OTA의 무기는 '최저가 보장제'였습니다. 여러 호텔, 항공사 사이트의 가격을 비교해 최저가를 보여준다는 말에 이용자들이 몰렸습니다. 심지어 일부 OTA에서는 '다른 웹사이트에서 발견한 더 저렴한 요금에 맞춰드리거나 차액을 환불해드립니다'라는 문구도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최저가 아닌 최저가'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각 OTA들이 숙박업체, 항공사들과 맺은 계약에 포함된 '최혜국대우' 조항 때문입니다. 최혜국 대우는 원래 국가간 통상 등에서 사용되는 용어지만 이 경우엔 '다른 OTA에 제일 낮은 가격으로 객실을 제공했으면 우리 OTA에도 그 가격과 같거나 더 싼 가격에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모든 OTA에 '가장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맺어야 하니 결국 가격이 동일하게 형성되는 '담합 효과'가 생긴 셈입니다. 소비자들은 경쟁에 따른 가격 인하를 기대할 수 없는 겁니다.

이 때문에 최혜국 대우 조항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실제로 프랑스,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최혜국대우 조항 자체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2015년 8월 '마크롱법'으로, 이탈리아는 2017년 8월 '이탈리아 경쟁법'을 통해 이들 OTA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도 OTA의 최혜국 대우 조항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는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달 들어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도 이 같은 OTA들의 거래 관행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체 개선 나선 OTA…지금 위기는 자승자박?


/사진=AFP
/사진=AFP

세계 각국의 규제가 시작되자 위기에 처한 OTA들도 자체 개선에 나섰습니다. 사이트에서 광고하는 최저가와 실제 결제금액이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OTA들이 행동에 나선 겁니다.

익스피디아는 지난달 고객에 좀 더 투명한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호텔이 부과하는 추가요금을 직접적으로 최종 가격에 넣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부킹닷컴 역시 사전에 "추가요금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넣는 등 투명성을 강화했습니다.

이미 영국에선 OTA들이 세금과 추가금액을 포함한 실제 가격을 고객의 예약이 모두 끝날 때까지 상단에 띄우도록 법으로 정해져있습니다. 또 숙박업소 순위가 어떻게 매겨지는지, 추천영역에 게시되는 숙박업소가 업체에 광고비를 냈는지 여부 등을 소비자에 상세히 알려야 합니다.

지난 2월 영국에서 이 같은 법이 도입될 당시 OTA들은 "오직 영국에 등록된 사이트에만 새로운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규제당국의 경고가 없었던 해외에서의 새로운 지침 적용에 대해선 말을 아낀 것입니다.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고객 트래픽을 모두 쓸어간다"며 구글을 비난하는 글로벌 OTA들. 이는 결국 예견된 자승자박이었을까요. OTA에 대한 세계 각국 공정경쟁당국의 조사가 시작된 지금, 이들이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 주목됩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12월 13일 (20:34)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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