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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등학생이 된다면 치대 아닌 공대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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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상규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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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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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로드]<73>대학입학 자녀를 공대에 진학 시켜야 하는이유

[편집자주] i-로드(innovation-road)는 기업이 혁신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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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다시 다닌다면 인공지능(AI) 분야를 시작할 겁니다.”

최근 서울대학교 출신 치과의사이면서 친환경 대나무 칫솔을 생산하는 소셜벤처를 설립한 대표를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요즘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플라스틱 칫솔을 대체할 대나무 칫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올라가는 추세다. 세계 1위 구강 브랜드인 미국 콜게이트(Colgate)도 올해 유럽에서 대나무 칫솔을 출시했다.

이 소셜벤처는 대표가 서울대학교 출신 치과의사라는 점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끌었다. 대표는 한국의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진학하기를 희망하는 서울대학교를 나온데다가 현재 최고의 직업으로 꼽히는 치과의사다. 그런데 뭐하러 소셜벤처를 설립해서 힘들게 고생을 할까? 보통사람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치과의사인 소셜벤처 대표는 숱한 노력과 실패 끝에 자동차산업에서 사용되는 특수 공법을 적용해 대나무 칫솔을 제작하는데 성공하면서 중국산보다 품질과 가격면에서 월등히 뛰어난 제품을 개발했다.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미 한국과 미국의 유수의 VC로부터 수십억원의 투자금도 유치했다.

따라서 이 소셜벤처 대표는 앞으로는 서울대학교 출신 치과의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로 유명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런데 인터뷰가 끝날 무렵 치과의사인 소셜벤처 대표는 “고등학교를 다시 다닌다면 인공지능(AI) 분야를 시작할 겁니다”라고 말해 필자를 또 한 번 놀라게 만들었다. 이 말은 지금 최고의 직종이 인공지능(AI) 분야이기에 새로 공부한다면 치과의사가 아닌 인공지능(AI)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얘기다.

인공지능 분야는 이달 초 미국의 전문직업인 인맥 SNS인 링크드인(Linkedin)이 발표한 ‘2020년 유망 직종 보고서’(2020 Emerging Jobs Report)에서도 1위에 올랐을 정도로 지금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이다. 링크드인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전문가(AI Specialist)는 미국에서 최근 4년간 일자리가 연평균 74%씩 늘어 고용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 직종에 해당한다.

따라서 치과의사인 소셜벤처 대표가 다시 고등학생이 된다면 인공지능(AI) 분야를 배운다고 말한 게 전혀 엉뚱한 말은 아니었다.

사실 필자도 인공지능(AI) 분야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건 알지만 그렇다고 "다시 고교생이 된다면 뭘 할래?"라고 물으면 주저없이 "인공지능(AI)을 전공하겠다"고 대답하지 못한다. 아마도 필자가 수학을 좋아하는 이과생이 아니기 때문일 수 있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필자의 자녀한테도 마찬가지다. 필자의 두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려고 했을 때 인공지능(AI) 관련 학과에 지원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인공지능(AI)이 앞으로 최고의 유망 직종이 될 줄 알면서도 필자의 자녀에게 공대에 진학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어쩐 일인지 필자의 두 자녀 모두 문과생이다.

인공지능(AI) 전문가 외에도 링크드인 보고서에 나타난 미국에서 고용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직종을 보면, 로봇 엔지니어(Robotics Engineer),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st), 데이터 엔지니어(Data Engineer), 사이버보안 전문가(Cybersecurity Specialist), 클라우드 엔지니어(Cloud Engineer), 자바스크립트 개발자(JavaScript Developer) 등 공대 출신 엔지니어를 뽑는 직종이 대거 포진해 있다. 게다가 이들 직종은 공대 출신 엔지니어가 아니면 지원조차 할 수 없는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직종이다. 문과생들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한다.

링크드인 보고서는 이번 보고서에 소개된 15개 유망직종의 절반 이상이 공대 출신 엔지니어를 필요로 한다며(필자가 보고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15개 직종 거의 모두가 공대 출신 엔지니어를 필요로 한다) 지금 엔지니어가 되는 게 나쁘지 않다고 단언한다. 앞으로 몇 십년 동안 인공지능(AI), 로봇, 클라우드, 빅데이터 엔지니어 등은 거의 모든 산업에서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고등학생이 된다면 치대 아닌 공대 가고싶다”
지난 11일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2019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는 한국 초중고등학생의 희망직업 20개씩이 나와 있다. 여기서 올해 고등학생들이 밝힌 희망직업 20개에 주목해 보면, 링크드인이 발표한 2020년 미국의 유망 직종들과 다소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한국 고등학생들이 희망하는 직업 톱 20안에는 공대 출신 엔지니어가 컴퓨터공학자·소프트웨어개발자, 생명과학과학자 및 연구원, 화학자·화학공학자 및 연구원, 기계자동차공학자 및 연구원 등 4개 직업에 불과하다. 지금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는 인공지능(AI) 전문가나 로봇 엔지니어도, 데이터 과학자도 없다.

물론 미국의 실제 전문직업인들이 파악한 일자리가 크게 증가하는 유망 직종과 한국 고등학생들이 꿈꾸는 희망직업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고등학생들이 희망직업을 알게 된 경로가 주로 미디어, SNS, 부모님, 선생님 영향 순으로 조사된 것처럼 고등학생들에게 앞으로 유망한 직종으로 의사나 공무원, 교사가 아닌 인공지능(AI) 전문가, 로봇 엔지니어 등 공대 출신 엔지니어 등을 소개하고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한다면, 우리 학생들의 희망직업이 크게 바뀔 것이다. 우리 학생들이 희망하는 직업을 선택할 때 미디어, SNS, 부모님, 선생님 등의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링크드인 보고서의 주장대로, 지금이라도 인공지능(AI), 로봇 등을 전공하는 공대 출신 엔지니어가 되는 게 결코 늦거나 나쁘지 않다고 확신한다. 이 말은 50대인 필자나 이미 대학에 진학한 필자의 두 자녀가 지금이라도 전공을 인공지능(AI) 전문가, 로봇 엔지니어 등으로 변경해도 결코 늦지 않다는 말이다. 대학 진학을 앞둔 자녀가 있다면 '닥치고' 공대로 진학시켜야 한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12월 14일 (17: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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