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키코 분쟁조정 수락시 145개 기업에 2000억 배상

은행이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불완전판매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안을 받아들일 경우 추가로 145개 기업에 2000억원 초반대의 손해배상을 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이 자체적으로 추산한 결과 추가배상 기업은 약 145개고, 이들 기업과 키코 계약을 맺은 은행은 모두 11개였다. 145개 기업의 피해 금액은 1조원에 이른다. 분쟁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손해배상 기준을 적용하면 배상금액은 약 2000억원 초반대가 된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2일 분조위에서 키코 거래 기업 4곳에 대해 6개 은행이 피해액의 15%~41%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금액은 총 256억원이었다.

금감원은 은행과 기업 양 당사자의 수락으로 조정 결정이 이뤄지면 은행과 협의해 피해 배상 기업의 범위를 확정하고, 자율조정 방식으로 추가배상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007년~2008년 3월까지 키코 계약을 맺은 기업은 모두 732곳이다. 이 가운데 수출금액보다 많은 규모의 계약을 해 ‘오버헤지’한 기업 중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기업이 손해배상 대상이 된다. 과거에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거나 폐업을 한 경우는 대상에서 빠진다.


기본손해배상 비율은 30%인데 △기업의 규모가 크고 △파생상품 거래를 많이 했으면 배상비율이 낮아지고 △주거래은행과 키코 거래를 했거나 △만기를 장기로 설정한 경우 등은 배상비율이 더 올라간다.

금감원은 6개 은행이 분조위 결과를 수용하면 효율적인 추가 배상을 위해 은행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 기업이 여러 은행과 키코 거래를 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은행들끼리 자체적인 협의체를 구성해야 원만하게 자율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키코 거래 기업으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원회는 이와 별도로 업체와 전문 변호사, 학계 인사 등으로 협상팀을 꾸렸다. 6개 은행이 조정안을 수락하면 즉시 전담팀을 가동해 추가배상 후속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번주 중 분조위 조정안을 6개 은행에 보낼 예정이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KDB산업은행, KEB하나은행, 대구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6개 은행들은 이사회 등을 거쳐 이르면 연내 최종 결정을 내린다. 원칙적으로는 조정안을 접수한 후 20일 이내에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