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탈북자 "트럼프, 김정은에 속고 있다"

머니투데이

김도엽 인턴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일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TV 캡쳐)/사진=뉴시스

북한 고위급 탈북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서한을 보내 "북한에 속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워싱턴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정권에서 일한 고위급 인사였던 탈북자가 보낸 서한의 사본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탈북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비핵화를 할 것으로 믿게끔 트럼프 대통령을 속였다"면서 "미국은 북한 엘리트층을 겨냥, 내부로부터 젊은 독재자를 교체하기 위한 심리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타임스는 탈북자의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서한을 보낸 탈북자가 "50년간 북한에서 살았고 30년 동안 조선 노동당 간부로 일했다"고 전했다. 또 그가 1년여 전 북한을 탈출했으며 미국 정부 기관에서 주요 자문역을 맡는 등 국가안보 관련 부서에 잘 알려진 인물이라고 밝혔다.

탈북자는 서한을 통해 "미국이 북한에 전면적인 제재를 부과하고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을 실행한 준비를 해야 한다"며 "김정은이 권력을 유지하는 한 북한의 비핵화는 영원히 불가능하다. 김정은이 핵무기를 자신의 생존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김정은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막았지만 여전히 그는 대화의 장막 뒤에서 핵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당신과의 관계를 이용할 뿐이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심리적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북한 엘리트들을 상대로 "젊은 독재자를 교체하도록 심리전을 전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김정은은 조부와 선친이 만든 핵전략과 전술 매뉴얼을 따르고 있고 지난 25년의 패턴을 반복하면서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속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북한 독재자들은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25년간 북한을 비핵화하는 결정을 내린 적 없으며 '북한의 비핵화'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타임스는 백악관이 이 탈북자의 서한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또한 해당 서한은 백악관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앨리슨 후커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에게 전달된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