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총구 내린 美·中…실탄은 여전히 남겨뒀다

/AFPBBNews=뉴스1

'1단계 무역합의'에 따라 미국이 먼저 중국에 부과를 예고했던 고율 관세를 보류하자 중국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세칙위원회는 이날 "중국은 15일 낮 12시1분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9월 미국에 대한 보복조치로 농산물·원유 등 5078개 품목, 총 750억달러(약 88조원) 규모에 5~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이중 일부 품목이 이날부터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었다. 이번에 관세 유예를 받은 품목은 미국산 옥수수, 밀부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등이다.

세칙위원회는 홈페이지에 "이번 결정은 최근 미중 무역협상의 결과를 실행하는 조치"라면서 "중국은 양측이 평등과 상호간의 존중이라는 기본을 바탕으로, 미중 경제적·무역관계 발전을 안정적으로 도모하기 위해 함께 협력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이번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 트위터에 "우리는 중국과 매우 큰 1단계 합의를 했다"고 한 뒤 나왔다. 이번 1단계 합의에서 중국은 향후 2년내 미국산 농산물과 공산품, 에너지, 서비스 구매를 2000억달러(약 234조원) 가량 늘리기로 했다. 또 중국은 외국기업에 대한 강제 기술 이전 요구도 중단키로 약속했다.


이를 대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15일부터 부과할 예정이었던 1560억달러(약 180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5%의 관세를 철회키로 했다. 또 지난 9월1일부터 시행돼온 1100억달러 상당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15%에서 7.5%로 인하하겠다고 했다.

1단계 합의가 올해를 넘기지 않으면서 경기침체를 우려하던 시장은 환호했지만, 2단계 협상을 앞두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미국과 중국 모두 기존에 부과했던 관세를 그대로 유지키로 하면서 차후 협상에 대한 실탄을 남겨놔서다. 서로 2단계 합의를 위한 협상 시점과 장소를 두고 양측이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 입장에서는 빨리 협상을 시작하고 싶어하지만,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호재를 이용해 당분간은 완급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2500억달러 어치 중국산 상품에 대한 25% 관세는 그대로 유지한채 2단계 무역합의를 위한 협상에 활용하겠다고 했고, 중국도 이번에 유예한 관세와는 별개로 지난해부터 부과해오던 11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상품에 대한 5~25% 고율 관세는 유지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