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워킹맘, 아파트형 마을공동체 찾은 이유

2018년 6월 28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위스테이 별내' 커뮤니티하우스(마실) 개관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사진 오른쪽)과 양동수 더함 대표, 조합원 가족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더함

#30대 후반의 워킹맘 최 모씨는 이른바 '독박 육아'로 마음고생을 하다 협동조합형 아파트에선 공동육아가 활성화된다는 얘기를 듣고 조합 가입을 고민했다. 8년 간 주변 시세보다 15~20%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고, 임대가 끝난 후 사회적협동조합이 아파트를 통째로 사들이면 거주하던 조합을 통해 아파트 지분을 소유할 수 있다는 점도 끌렸다.

협동조합 방식의 마을공동체 아파트가 대안주택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규모 사회주택이나 공동체주택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대규모 아파트의 단절된 커뮤니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셜 디벨로퍼 더함(사회적기업)이 지난 11월 말 선보인 '위스테이 지축' 2차조합원 모집에는 404가구 모집에 1050명이 청약, 평균 2.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일반공급 최고 경쟁률은 10.43대 1에 달했다.

위스테이 지축은 국토교통부가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국내 최초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사회주택에 이처럼 수요가 몰린 것은 이례적이다.

오는 2022년 상반기 입주 예정인 이 단지는 전용면적 74·84㎡로 이뤄진 총 539가구 규모다. 지난해 8월 사회적경제조직을 비롯한 비영리기관 재직자와 경험자를 대상으로 1차 조합원 135가구를 선모집한 바 있다.

'위스테이 지축' 조감도. 기존 사회주택이 연립이나 다세대주택 위주였다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아파트형 협동조합 방식을 도입했다. /사진제공=더함

위스테이는 더함의 아파트 브랜드로, 입주자가 설립한 사회적협동조합이 커뮤니티시설 인테리어부터 프로그램까지 꾸려가는 아파트형 마을공동체다. 더함은 지축에 앞서 2018년 별내에서도 '위스테이 별내'를 선보여 조합원 모집에 성공했다.

위스테이가 선전한 이유는 저렴한 임대료와 주거 안정성 및 쾌적성, 규모의 경제에 있다. 일단 위스테이 지축은 서울 지하철 3호선 지축역 인근 지축공공주택지구 내 위치하고 지축역까지 도보 10~15분 거리라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기존 연립이나 다세대주택 위주의 사회주택이 주변환경 개선과 커뮤니티 시설을 확보하지 못한 반면, 아파트형인 위스테이는 일반아파트 법정한도의 2배에 달하는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하고 주민이 직접 운영에 참여해 의견을 반영한다.

무엇보다 임대료가 주변시세보다 15~20% 저렴하다. 전용면적 84㎡ 기준 위스테이 지축의 임대료는 보증금(출자금 3500만원+계약금 100만원 포함) 2억원, 월임대료 45만원이다. 보증금을 2억9130만원으로 하면 월세는 10만원으로 낮아진다.

아파트형 협동조합 '위스테이 지축'의 임대료 테이블. 주변 시세보다 15%가량 저렴하다.

시세보다 임대료가 저렴한 이유는 시행사가 사회적 기업이라 개발비용과 시행사 마진을 줄이고 해당 절감분을 임대료를 낮추는데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다. 반면,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라도 기존 '뉴스테이'는 일반공급분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95%에 근접한다. 임대기간이 끝난 후 누구에게 얼마에 분양할지도 사업자가 결정하기 나름이다.

하지만 위스테이는 무주택자인 입주자로 구성된 사회적협동조합이 구성돼있어 일괄분양을 통해 기존입주자가 영구거주할 가능성도 모색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주택기금과 PF(프로젝트) 대주, 조합 등 3자가 협의해 시세보다 분양가를 낮게 책정할 수 있다.

김준호 더함 부대표는 "협동조합형 아파트처럼 공공성이 강화된 다양한 주거형태가 자리 잡으려면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자를 선정할 때 일정 규모의 분양이익을 공익 목적에 사용할 계획이 있거나, 8년 후 주거 안정성을 확보할 방안이 있는지 확인하고 평가에 반영하는 제도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