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에 파·휴업..연말까지 우울한 車업계

올해 2월 부산 강서구 신호공단에 위치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이 멈춘 모습. /사진=머니투데이DB

국내 자동차 업계가 올 연말에 '노사 갈등 소용돌이'에 빠졌다. 새해가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사 갈등과 파업, 휴업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어서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5개 완성차업체 중 2019년 임금교섭을 마무리한 곳은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뿐이다.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 기아자동차 노사는 올해 임금교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올해 임금교섭 문제로 두 차례나 파업을 겪게 됐다. 지난해 임금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사측과 대립해 올 6월까지 파업을 단행했던 노조는 올해 임금교섭에서도 사측과 갈등을 빚으며 지난 20일 교섭 결렬 선언한 뒤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올해 교섭에서 사측은 900만원 일시금 지급과 변동급의 고정급 전환 등으로 통상임금을 120% 인상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조는 "기본급 인상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를 거부했다. 노조는 교섭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달말까지 파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조합원 중 파업 불참자가 있어 향후 노사 분위기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날에도 부산공장 근로자 680명이 출근해 차량 150대를 생산했다. 회사 관계자는 "파업 불참자를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최대한 가동할 것"이라며 "차후 교섭 일정은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한국GM 노사도 올해 임금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노사는 교섭 장소 선정부터 갈등을 겪다 지난 7월 겨우 마주 앉았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난 10월부터는 노조가 새 집행부 선거를 하면서 협상이 멈췄다. 이달 초 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연매 교섭은 물 건너간 상황이다.

경남 창원공장도 마찬가지다. 사측은 생산량 감소에 따라 창원공장 정규직 근로자들에게 한시적인 교대근무 변화를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날(23일)부터 공장을 일주일 동안 1교대로만 임시 운영하며 노사 협의를 추진키로 했다.

사측은 다마스와 라보, 스파크 등의 판매 감소에 따라 1교대로 전환한 뒤 신차 생산이 본격화하는 2022년쯤 다시 2교대를 도입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노조는 비정규직 노조와의 갈등 우려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기아차 (110,300원 ▼1,900 -1.69%) 역시 노사 임금교섭 합의 불발로 지난 18일과 19일 각각 4시간, 8시간씩 파업을 진행한 뒤 지난 20일 생산을 재개했다. 일을 멈춘 동안 생산차질 대수는 3896대에 달했다.

당초 기아차 노사는 지난 10일 올해 임금협상의 16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4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 및 격려금 150%+320만원(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포함) 등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어진 지난 13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절반 이상이 반대표를 던지며 합의안은 부결됐고, 부분파업까지 이뤄졌다. 최준영 기아차 대표가 전 직원들에게 "생존과 고용의 발목을 잡는 잘못된 노사관계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교착 상태는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