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주가 2배 '반전'…테슬라가 옳았다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차량과 로고. /사진=AFP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끝없이 오르고 있다. 불과 반년 전 자금난에 시달리던 모습과는 완전 딴판이다. 당시 테슬라는 "파산했다"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만우절 농담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설상가상 머스크는 '테슬라 비공개 계획' 유출 혐의로 규제 당국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적 다툼을 벌여야 했다.

반년 만에 130% 뛴 주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AFP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있는 공장이 안정화된 뒤 상황이 반전됐다. 테슬라의 첫 보급형 차량인 '모델3' 생산이 본격화하면서 경영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중국 상하이에 지은 연산 50만대 규모 공장도 완공돼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3분기 '1억4300만달러(약 1660억원) 순이익'이라는 깜짝 실적까지 기록하자 주가가 치솟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초 170달러대로 떨어졌던 테슬라 주가는 26일(현지시간) 430대로 올랐다. 6개월 전보다 130% 이상 오른 것으로 사상 최고 기록이다.

미 경제매체 폭스비즈니스는 "원래 올해는 테슬라에게 처참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면서 "테슬라와 머스크는 모든 비관론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경쟁자의 부진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공장. /사진=AFP

힘든 한 해를 보낸 것은 테슬라의 경쟁자였다. 특히 급성장한 중국 전기차 업체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중국의 경기 침체와 자동차 판매 부진, 친환경차 보조금 감축 등 악재가 겹쳤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거대한 내수를 바탕으로 급성장했으나, 한계에 부닥친 것이다.


'중국의 테슬라', '테슬라의 진정한 경쟁자' 등으로 불리며 2018년 9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니오(Nio)는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주가가 50% 넘게 급락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그룹과 세계 최대 위탁생산업체 폭스콘이 지원하는 샤오펑(XPeng)은 지난달 4억달러(약 4645억원)를 추가 조달하면서, 허샤오펑 회장 겸 CEO가 개인재산을 털어야 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투자한 것으로 유명한 비야디(BYD)는 올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넘게 급감했다(순손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식 가격도 올해 25% 급락했다.

중국 정부도 테슬라 지원

테슬라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공개한 첫 픽업트럭 모델 '사이버트럭'. /사진=AFP

중국 정부도 자국에 대형 공장을 지은 테슬라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테슬라 상하이공장은 지난달 중국 정부로부터 양산허가를 받았다. 올해 1월 공사를 시작해 1년도 되지 않아 준공에서 양산허가까지 모든 과정을 마무리한 것이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테슬라는 중국 금융권으로부터 90억위안(약 1조5000억원)의 자금도 확보했다. 당장 내년 3월 만기가 돌아오는 35억위안(약 5810억원) 상환 부담이 사라졌다. 중국건설은행, 중국은행 등 국유은행이 대출에 참여했다. 테슬라는 상하이공장에서 생산된 모델3 가격을 20% 정도 내리고, 내년 초부터 차량을 고객에 인도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27일 상하이에 3세대 급속충전소 '슈퍼차저' V3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V3 충전소는 충전 용량을 기존(120kW)의 두 배 이상인 250kW 늘렸다. 5분 충전으로 120㎞, 한 시간 충전에 1500㎞를 운행할 수 있다. 테슬라가 미국 이외 지역에 V3 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은 상하이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