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기고]하는 것이 힘이다

머니투데이
  •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 2019.12.30 05:51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the300]

image



“안하는 겁니까? 못하는 겁니까?”



지난 9월, 대정부질의 때 답답한 마음에 내뱉었던 질문이다. 통일부 출입기자단 이메일 해킹, 국방위 · 정보위 소속 국회의원 이메일 해킹, 탈북자센터의 PC 해킹 등 사이버공격 사건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이버안보 대책에 묵묵부답인 정부를 질타한 것이다.


지난 7월, UN 대북제재보고서는 북한이 사이버해킹을 통해 세계적으로 최대 2조 4389억 원을 탈취한 것으로 추정하며 그 심각성을 경고했고, 위험 노출 국가로 대한민국을 꼽았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천하태평이다. 세계 각국은 사이버공격에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대응에 분주하지만 우리 정부는 2017년 이후 북한 사이버공격 현황에 대한 공식발표조차 전무하다.


아는 것이 힘이던 시대는 지났다. 언제든 인터넷을 통해 지식을 늘릴 수 있다. 기술적 혁신 주기는 짧아지고 파급속도는 배가 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엔 민첩한 행동에 의한 체화된 지식만이 생존전략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정부는 無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데이터 정책은 또 어떠한가. 얼마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IT 국가’를 넘어 ‘AI 국가 전략’을 발표했다. 인프라 확충, 스타트업 육성, 일자리 안전망 구축 등 다양한 방안이 담겼지만, 정작 AI 인프라의 핵심인 데이터 활용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


과거 야당 시절 내내, 데이터 활용을 전면 반대해왔던 정부와 집권 여당은 1년 전에서야 데이터 산업 육성을 하겠다고 ‘데이터 3법’을 발의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생각을 바꿔줘 고맙다고 해야 할까? 일본은 4년 전에 ‘액티브 재팬(Active Japan·역동적인 일본) ICT’ 전략을 발표하며 익명 가공정보 활용을 위한 제도 정비를 마쳤다. 세계 각국이 데이터 산업 발전을 위해 전력질주 할 때 우리는 시민단체 주장에만 함몰되어 데이터에 족쇄를 채웠다.


파국으로 치닫는 국회 상황 때문에 ‘데이터 3법’ 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찍이 개인정보를 익명정보와 구분해 데이터 활용의 물꼬를 틔운 법안을 발의한 나로선 규제에 막힌 국민께 죄스럽기만 하다.


그렇지만 ‘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한다고 모두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주무 부처의 적극적 행정이 필요하다. 사실 현행법 하에서도 행정안전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나서서 비식별 정보가 비식별 개인정보가 되는지 구별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면, 개인정보의 안전한 활용은 가능했다. 입법이 힘들면 행정으로 보완하는 것이 3권 분립의 미덕 아닌가.


데이터 활용에 길이 막혀 피눈물을 흘리는 것은 기업만이 아니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미국 선거는 빅데이터 전쟁이라 불릴 정도로 유권자 정보를 활용한 스마트 선거 문화가 자리 잡았다. 미국 선거법 상 유권자 정보 등록과 선거 기록 공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당들은 합법적으로 허용된 유권자 정보를 축적, 활용해 공약을 연구하고 선거 전략을 수립한다.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이 유권자 맞춤 전략인 ‘마이크로타겟팅(Microtargeting)’을 통해 성공을 거둔 것은 유명하다.


그에 반해 우리 선거법은 어떠한가. 지역별 세대별 성별 등 집단별 세부 투표 결과조차 알 수 없다. 더욱 한스러운 것은 지난 금요일, 제 1야당을 패싱하고 통과된 선거법 개정안에도 선진 선거 문화 개혁을 위한 논의는 없고, 오로지 의석수 타령 뿐이다. 참담하고 부끄럽다.


99개의 천재적인 생각보다 1개의 용기 있는 행동이 힘이 되는 시대다. 진정한 산업 혁신과 정치 개혁의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혁신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혁신하지 못하는 정부와 정치의 과오는 역사가 판단할 것이다.




칼럼목록

종료된칼럼

오늘의 꿀팁

  • 날씨
  • 내일 뭐입지

많이 본 뉴스

MT 초성퀴즈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