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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프리즘]차기 KT CEO가 풀어야 할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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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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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2.31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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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KT 지사 이스트 사옥 / 사진제공=KT
서울 광화문 KT 지사 이스트 사옥 / 사진제공=KT
 KT는 공기업일까, 사기업일까. 민영화된 지 17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많은 이가 헷갈려 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조차 헷갈리긴 매한가지다. KT 아현국사 화재사고 건으로 국회 증인으로 불려나온 황창규 KT 회장에게 “공기업인 KT가…” “공적 책무를 외면하고…”라며 언성을 높이다 멋쩍은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국회의원들의 눈에도 KT는 여전히 공기업에 머물러 있다.

 KT는 기간통신사업자다. 공공재인 주파수를 국가로부터 빌려 돈을 번다. 공적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다. 하지만 같은 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를 공기업으로 착각하는 이는 드물다. 그러다 보니 공공성 잣대를 유독 KT에만 가혹하게 들이대곤 한다. 2002년 민영화 이후 직원수 6만명, 자산가치 32조원에 달하는 대기업으로 컸다. 한때는 정부의 민영화 성공사례로 꼽혔다. 그럼에도 아직 ‘공기업’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지분구조 때문이다. 정부가 지분을 매각한 후 이렇다 할 대주주가 없다. 13%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을 뿐이다. 말 그대로 ‘국민 기업’이자 ‘주인 없는 기업’이다. 돈 있다고 함부로 살 수 있는 기업도 아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기간통신사 지분을 15% 이상 취득하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정부가 단 1주의 지분도 없이 KT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빌미가 됐다.

 공(公)기업이 ‘주인 없는’ 공(空)기업이 되자 정부 말고도 이곳저곳에서 주인 행세를 한다. 정치권에선 KT 회장 자리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겼다. 남중수 사장, 이석채 회장 등 역대 CEO(최고경영자)들이 정권 교체기에 배임 등 혐의로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다 ‘자의 반 타의 반’ 자리를 내놨다. 황창규 현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지만 정치후원금 등 여러 이유로 수사를 받고 있다. 한번 앉으면 제왕적 권력을 쥘 수도 있지만 정권과 코드가 맞지 않으면 언제든 팽당할 수 있는 자리로 인식됐다. 때문에 CEO는 ‘외부 윗선’들의 요구를 내치기 어렵다. 아니 오히려 줄을 대고 싶은 심정이었을 게다. KT는 자연스레 정치적 낙하산 인사·채용부정의 온상이 됐다.

이런 KT의 구조적 CEO 리스크가 ‘미래 KT’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가장 큰 난제다. 새로운 CEO가 취임하면 전임자가 짜놓은 중장기 플랜은 쉽게 용도 폐기된다. 주요 보직자들도 ‘적폐’ 취급받는다. 업무능력보단 내부 정치력이 우선시된다. 때만 되면 검찰과 국회의원 사무실에 KT 내부 반대파의 투서가 남발한다. 공기업 병폐 그대로다.

 시장 경쟁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미디어·콘텐츠플랫폼 전쟁이다. 이제 구글, 페이스북, 우버 같은 글로벌 기업과 생존경쟁을 벌여야 한다. 공기업 때를 벗지 못한 KT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디지털프리즘]차기 KT CEO가 풀어야 할 숙제

 통신사업에서 리더십은 흔들린 지 오래다. LTE(롱텀에볼루션)가 상용화된 후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의 경쟁만 눈에 들어올 뿐 KT는 가시권에서 벗어났다. KT의 핵심사업인 유선전화사업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5G(5세대 이동통신)에서 반전의 기회를 엿봤지만 뜻하지 않은 아현국사 화재사고로 실기했다. 미디어사업은 합산규제법 이슈를 제때 풀지 못하고 1년 가까이 허송세월을 보내야 했다.

 지난주 KT 이사회가 32년차 ‘KT맨’ 구현모 사장을 차기 CEO로 내정했다. 11년 만에 외부인 경영 시대를 끝내고 자력 경영체제로 바뀐다. 구 사장은 평사원으로 입사해 CEO직에 오를 때까지 ‘KT맨’으로 살았다. 그만큼 안팎의 기대가 크다. 하지만 언제 또다시 외풍이 불어닥칠지 모른다.

 더이상 KT가 외부 간섭을 받지 않도록, CEO가 책임경영을 다할 수 있도록, 이사회가 제대로 견제할 수 있도록 KT 지배구조를 손보는 일. 신임 CEO에게 던져진 가장 중요한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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