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부족' 아니라는 서울시, 매물잠김 해법엔 '노답'

진희선(왼쪽) 서울특별시 행정2부시장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ㅋ울특별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주택공급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의 주택공급이 부족하다는 주장은 통계적으로 사실무근이다."

서울시가 6일 진희선 2부시장 주재로 '주택수급 등 주요 현안사항'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올해 7만3000가구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연평균 서울의 주택 공급물량(준공 기준)이 8만2000가구로 지난 6년(2014년~2019년)간 연평균 공급량 7만8000가구보다 오히려 많다는 것.

"6년간 서울 연평균 8만2000가구 공급", 과거보다 많다지만…
이는 공급부족 우려로 인한 주택시장의 불안 가능성을 일축하기 위해 제시한 데이터다. 그러나 멸실주택을 감안한 순증물량이 아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강화 △분양가상한제 △대출강화 등으로 속도를 늦추고 있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의 최근 현황도 반영되지 않았다.

여기에 시가 공급 목표로 제시한 공적임대주택 24만가구 중 건설형 공적임대까지 주택 공급물량에 포함시켰다. 실제 내집마련을 꿈꾸는 주택 수요자들의 수요에 부합하는 공급물량과는 거리가 멀다. 민간기업의 예측 물량과 차이가 벌어지는 이유다.

이에 대해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준공주택 통계는 서울시가 산정하는 통계가 정확하다"며 "지금까지 10년간 공급물량을 예측한 노하우를 토대로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주택공급 전망<br>

하지만 서울시의 통계를 믿더라도 의문은 남는다. 신규주택이 공급돼도 서울은 분양권 및 입주권의 전매가 원천적으로 막혀있다. 양도소득세 면제요건이 강화되면서 1주택자도 일정 기간 실거주를 해야 하기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낮다. 청약 당첨확률은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 수준이다.

또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으로 등록된 주택들은 최대 8년간 시장에 나오지 못한다. 최근 2년간 신규 등록한 임대사업자만 8만3000여명, 신규 등록임대주택도 17만3000가구에 달한다. 구축이든 신축이든 사고싶어도 살 수 있는 주택수가 부족하다면 공급을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

'거래가능' 주택은 여전히 부족, '매물잠김' 해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국토부와 함께 최근 주택시장의 가열이 주택 공급 부족이란 잘못된 정보에 따른 심리불안 탓이라는 입장이다. 역세권 고밀화와 도심주거비율 확대, 정비사업추진지원 TF(태스크포스)는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과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부동산가격공시지원센터'도 별도 설립하겠단 방침이다. 자치구가 개별주택 및 개별지 공시가격을 산정할 때 민원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시가 참여해 공시가격 산정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중장기 로드맵에 참여해 제도개선도 건의할 방침이다.

최근 박원순 시장이 제안한 '부동산공유기금제'는 최근 TF를 마련해 정책을 실현 방안을 수립 중이다. 개발이익 및 투기이익을 환수해 부동산공유기금을 만들고 그 자금으로 대규모 공공임대주택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진희선 2부시장은 "일본이나 선진국은 증시가 올랐지만 우리나라는 장기간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면서 유동자금이 부동산에 몰렸다"며 "최근 부의 편중과 양극화, 불평등의 이유가 부동산에 의한 불로소득인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울시 차원에서 제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부시장은 이어, "여러 언론에 보도됐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있고 그로 인해 시민혼란이 가중됐다"며 "현재 세밀하게 검토 중이니 구체적 실행계획이 나오면 그 때 발표하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