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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정치는 우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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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2020.01.09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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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가 밝았다. 올 한해 예정된 일 가운데 가장 큰 일은 아마도 4월15일 치르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일 것이다. 항상 국민 대다수는 기존 정치인 대신 참신한 새로운 인물을 기대해왔다. 여기에 맞춰 각 당은 새해 벽두부터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고 현역 의원들의 대폭적인 물갈이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은 4년 전에도, 8년 전에도 똑같이 있었다. 그렇게 했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잘못된 해법을 가지고 문제를 풀려고 수십 년째 덤벼들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무엇이 문제일까.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을 포함한 정치에 대한 불만은 매우 깊고 크다.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인한 갈등과 충돌을 혐오한다. 국민들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왜 안 될까. 이유는 간단하다. 대화와 타협은 익히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스킬이기 때문이다. 일방적인 지시는 대화가 아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야 하고, 그 이야기의 핵심을 파악해 상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타협은 더 어렵다.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서로의 원칙과 입장을 이해하면서 내가 양보할 수 있는 것과 상대에게서 얻어낼 수 있는 것을 평가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하나씩 맞춰나가야 한다. 필요하다면 자신, 그리고 동료들의 입장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모습을 생각해보면 이런 기술을 익히고 능숙하게 구사하기란 쉽지 않다. 일방적인 지시와 복종이 선호되고 수직적 위계질서를 통해 일방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사회에서 대화와 타협을 배우고 습득할 기회는 많지 않다. 때 묻지 않은 사람을 찾는다고 정치와 관련 없던 분야에 있던 사람을 선호하는 분위기 속에서 그나마 어렵게 대화와 타협의 기술을 익힌 상당수 직업정치인은 금방 도태되고 사라진다. 3선 의원쯤 되면 대화와 타협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지만 그때는 이제 그만해야 할 때라는 따가운 시선과 압박을 받는다.
 
해외 30대 장관과 총리를 보면서 우리는 왜 저런 젊은 정치인들이 등장하지 않는지 답답해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물리적 나이와 관계없이 해외 30대 정치인은 이미 정치경력 15년차에 육박하는 경험을 축적했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정당 및 지역 정치활동에 참여하면서 정치경험을 쌓고, 내부적인 평가를 통해 선발되어 한 단계씩 거쳐 그 자리까지 올라온 노련한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모른다. 오랫동안 존속된 정당은 이러한 계단을 제공한다. 어떻게 정치를 시작해야 하는지, 한 단계씩 더 큰 무대로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지를 정당이라는 체제를 통해 안내하고 이끌어주며 검증과 평가를 거친다. 물론 21세기 들어 프랑스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전통적 정당들은 기득권으로 간주되어 약화하고 있으며, 새롭고 급진적인 정당들이 나타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도 기존 정당들이 만들어온 토대가 있기 때문이다. 선거 때마다 ‘헤쳐모여’를 반복하고 특정인을 중심으로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체제에선 불가능한 이야기다.
 
우리가 진저리치며 매일 목격하는 정치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내면적 본질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날것으로 보이는 진실은 항상 부담스럽고 거북하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변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고, 누군가가 갑자기 나타나서 문제를 해결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정당이라는 틀을 통해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의 기본적인 기술을 익히지 못한 새로운 얼굴들은 똑같은 실수와 잘못을 반복할 따름이다. 사회가 변해야 정치가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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