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구충제 '펜벤다졸' 임상 계획 취소, 왜

머니투데이

김도엽 인턴기자

구충제 '니클로사마이드'와 '펜벤다졸' 화학구조/사진=뉴스1<br>

국립암센터 연구진들이 최근 구충제의 항암효과에 관한 임상시험을 추진했으나 안전성·효과에 대한 검증자료가 부족해 계획을 취소했다.

9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인 국립암센터의 연구진들은 최근 논란이 된 개 구충제를 포함해 구충제의 항암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기획했으나 준비단계에서 취소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개 구충제 논란은 지난 9월 펜벤다졸이 항암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유튜브 동영상이 화제가 되며 커졌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자 암환자들 사이에서 펜벤다졸 치료법을 시도하려는 사람이 급증했고 구충제 품귀현상까지 나타났다.

식약처·대한암학회·대한의사협회 측은 펜벤다졸의 항암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음을 경고하며 복용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한 펜벤다졸 임상시험은 없다. 이에 국립암센터 연구진들은 동물이나 세포 단위로 진행됐던 연구 논문과 유튜브에서 인용된 자료들을 모아 임상시험 타당성 여부를 검토했으나 사람이 아닌 동물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자료가 없다고 최종 판단했다.

김흥태 국립암센터 임상시험센터장은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회적 요구도가 높아 국립암센터 연구자들이 모여 임상시험을 진행할 필요가 있는지를 검토했지만 근거나 자료가 너무 부족해서 시험을 진행하지 않기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유튜브에서 언급해 많이 인용된 논문도 검토해 봤으나 이 역시 근거 및 자료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말기 환자를 비롯한 절박한 상태의 환자들은 구충제를 찾고 있다. 김 센터장은 이에 대해 "의사나 전문가, 정부 관계자, 환자가 같이 참여하는 공론장을 언론사와 보건복지부가 같이 열어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환자와 그 환자의 주치의가 진료 기록을 객관적으로 공개하면 좋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