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주택건설협회장 "민간임대, 적자에 분양전환"

박재홍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 대한주택건설협회

"5년 민간임대주택을 분양전환할 때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적자가 납니다. 개선이 필요합니다."

박재홍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이 고강도 주택시장 규제로 주택건설업체들이 어려움에 처했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박 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택건설경기가 위축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7개의 주택업계 건의사항을 발표했다.

△공공건설임대주택의 표준건축비 15% 이상 인상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활성화 및 하자판정기준 일치 △주택건설공사 감리업무 감독 강화 및 부실관리 손해배상 책임 명시 △공공택지 공급 시 실적폐지 등 제도개선 △단기(4년) 민간건설임대주택에도 세제 지원 △건설임대주택사업자 취득세 감면 위한 제도 개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료율 30~50% 인하 등이다.

특히 2018년 전에 지은 5년 임대주택의 분양전환 때 가격 산정의 근거가 되는 공공건설임대주택의 표준건축비를 15% 이상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임대 표준건축비가 2016년 7년 6개월 만에 5% 인상된 뒤 동결됐는데 현재 분양주택용 기본형건축비의 61.8% 수준에 머물 정도로 낮다는 것이다. 결국 원가에도 못 미치는 자금회수로 분양전환지연을 초래하고 신규 사업 추진에도 애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표준건축비가 너무 낮아 품질저하가 초래된다"며 "기본형 건축비와 연동해 표준건축비 조정을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하자 관련 분쟁조정위원회를 활성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기획변호사가 소송을 남발하며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국토교통부에만 있는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를 지방에도 설치하고, 법원의 건설감정실무상 사업자에 불리하게 돼 있는 일부 항목을 국토부 하자판정기준과 일치시키도록 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대형업체가 독식하도록 하는 공공택지 공급방식도 바꿔야 한다고 했다. 현재는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 주택건설실적 또는 사용검사실적이 있어야 공공택지를 받을 수 있는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이 기준을 700가구 이상으로 강화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은 "공공택지에 의존하는 중소주택업체에 타격이 가게 된다"며 "실적기준을 폐지하고 부득이 공급기준이 필요한 경우 투기과열지구에 한해 현행기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보증 독점 지위를 활용해 높은 보증료율로 과다한 수익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주택업체들에는 더 많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어 보증료율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주택산업은 연관산업과 고용창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만큼 주택시장이 급격히 냉각되지 않고 온기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주택시장이 내수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희망의 불씨를 살려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