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글이의 반란…9월보다 12월에 많이 팔렸다

노스페이스 모델 신민아가 스노시티 플리스재킷을 착용한 모습/사진제공=노스페이스

한파 없는 겨울, 대세 아이템 '플리스'가 패딩 자리를 넘본다. 가을보다 한겨울에 더 잘 팔리는 이상 현상도 벌어졌다.

10일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에 따르면 플리스 '부클 테크 후리스'는 지난해 8월 출시 후 현재까지 26만장 이상 판매됐다. 이번 겨울 30만장 판매를 돌파해 5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30만장 판매가 현실이 될 경우 2017년 디스커버리를 겨울 강자로 등극시킨 '롱패딩'의 기록과 동일하다.


무신사 스토어에서는 이번 겨울 플리스 매출이 전년대비 250% 늘었다. 월별 매출을 보면 지난해 9월보다 12월에 1.5배 더 많이 판매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무신사 관계자는 "예상보다 날씨가 춥지 않고 플리스 스타일 가짓수가 2배 이상 늘면서 올겨울 트렌드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고 했다.

플리스 원조는 파타고니아, 유행 일등공신은 이효리?

파타고니아 '레트로-X' 화보컷/사진제공=파타고니아

플리스는 폴리에스터에 보풀을 일으켜 양털처럼 연출한 보온 소재다. '후리스', '뽀글이'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봄, 가을, 겨울에 이너와 아우터로 두루 활용할 수 있어 최근 몇년 사이 급부상했다.

플리스 원조는 어디일까. 아웃도어 업계 이야기를 모아보면 1984년 파타고니아 '레트로-X'가 원조다. 이 상품은 오리지널 디자인인 데다 시즌마다 입고되는 수량이 적어 마니아층까지 생겨났다.


국내에서 플리스가 대중적으로 유행한 건 유니클로 영향이 크다. 후리스란 단어 자체도 유니클로에서 쓰면서 퍼졌다. 세일기간 1만원대에 구매 가능해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 입었다.

플리스는 유니클로 제품처럼 비슷한 디자인 일색이었지만 '효리네 민박' 이효리가 긴 기장의 플리스를 선보이면서 대란이 일었고 플리스 스타일은 최근 2년 사이 눈에 띄게 다양해졌다.

피오처럼 뒤집어 입고, '리사이클링'에 지갑 열고…

네파 피오 '피오패리스' 화보컷/사진제공=네파

플리스는 매년 꾸준한 인기를 모았지만 이번 시즌엔 한겨울에도 아우터로 각광받는 점에서 이전과 다르다. 서울 날씨가 영상권에 머무는 등 포근한 날씨 영향이다.

가짓수도 부쩍 많아졌다. 긴 기장, 안팎 양면으로 모두 입을 수 있는 리버서블 스타일 등으로 디자인이 다양해진 것은 물론이고 콜라보레이션(협업) 상품, 환경을 위한 리사이클링(재활용) 상품도 늘었다.

네파에서는 '예능돌'(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아이돌) 피오와 손잡고 '피오패리스'를 내놔 1020세대에 통했다. 입고와 동시에 완판(매진) 기록을 세운 이 제품은 플리스와 패딩을 합쳤다는 의미에서 '패리스'로 이름 붙였다. 밀레, 코오롱스포츠 플리스도 판매율이 각각 85%, 60%를 넘어서며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