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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15억짜리 집 없는데…부동산대책, 서민은 안심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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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양영권 경제부장, 정리=박준식, 민동훈, 최우영 기자, 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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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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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올해 성장률 목표 2.4%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2.4%를 반드시 달성하고, 더 나아가 잠재성장률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한걸음 더 나아간다면 잠재성장률 자체를 높이고 싶습니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반도체 업황이 지난해 초부터 부진하면서 수출도 급전직하했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꽁꽁 얼어붙은 글로벌 경기는 국내 생산·소비·투자까지 위축시켰다. 일본은 수출규제조치로 한국을 압박했다.

올해 반도체와 글로벌 경기의 반등에 힘입어 부활의 날개를 펼치려는 한국 경제 앞에 또 하나의 암초가 나섰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다시 경제가 뒷걸음질하지 않을까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가 숨죽이고 있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한국 경제의 총사령관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올 한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홍 부총리는 '2.4% 성장률'이라는 정책 성과와 함께 잠재성장률 자체를 끌어올리는 성적표를 국민들 앞에 내놓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성장률 2.4% 달성해야 국민들이 정책성과 체감할 것"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인터뷰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인터뷰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에서 올해 확실한 변화를 언급하고 주문했다. 어떤 면에서 제일 확실한 성과를 낼 수 있는가.

▶제일 중요한 건 성장률로 나타날 것이다. 혁신성장, 포용성강화 노력, 구조개혁 노력 등보다도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건 성장률과 고용, 분배 등의 지표다. 이젠 정책 성과가 지표의 개선으로 명확히 나타나야 한다. 올해 2.4% 성장률을 반드시 달성해야 국민들이 그나마 경기의 개선 흐름을 느낄 것이다. 2.4% 자체도 우리 경제가 갖고 있는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한다. 단기적으로 경제가 반등하는 차원이 아니라 5~10년을 내다보고 우리 경제가 탄탄하게 가도록 해야 한다. 2.4% 달성을 넘어서 잠재성장률에 더 가깝게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더 나아가 잠재성장률 자체를 한 단계 올릴 수 있도록 총요소생산성을 높이는 토대를 만들겠다.

-문 대통령이 '포용성 강화'도 강조했다. 그동안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장려세제 확대 등 외에 더 강화할 대책을 꼽자면.

▶결국은 일자리다. 경제활력은 민간투자가 이끄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 포용성 강화 노력은 결국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재정으로 노인일자리를 많이 늘렸다고 지적이 많았지만 5~10년전과 단순 비교할 문제는 아니다. 올해만 해도 생산가능인구가 23만명 줄어들고 이제 고용시장 벗어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1년에 70만~80만명씩 생긴다. 고령화가 진전되는데 이분들을 정부가 내버려두는 건 맞지 않다. '정년 후 계속고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돼야 하고 정부는 그 체계가 잡히기 전에는 노인일자리라도 제공하는 게 맞다. 선진국들이 다 갔던 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일부 기업의 상황이 개선될 조짐이다. 하지만 그만큼 고용은 늘지 않는다. 고용 없는 성장이 문제다.

▶기업이 발전하고 매출이 늘어도 기술발전이나 인공지능(AI) 때문에 고용은 줄어드는 게 제조업의 추세다. 늘어나는 취업수요를 맞출 수 있는 돌파구가 서비스업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부가가치나 취업 비중은 국민소득 3만~4만달러 국가들을 비교할 때 현저히 낮다. 의료나 바이오 등 서비스업을 활성화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고용을 늘려야 한다. 아울러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인구변수, 온라인 중심의 소비패턴변수도 대응책을 만들어야 한다.

-중앙정부의 채무가 700조원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국가 채무 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40% 가량이다. 국가채무는 재정의 역할과 규모, 국가가 감당 가능한 수준인지 등을 종합 판단해야지 단순히 금액이 많다고 걱정할 사안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재정여력 등을 볼 때 아직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오히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굉장히 건전한 상태다.

다만 최근 재정관리대상수지 적자가 마이너스로 가고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속도에 대해서는 저도 우려하고 경계한다. 그래서 재정준칙을 설정해야 한다. 올해 마침 2065년까지 내다보는 중장기 재정전망작업을 하고 있다. 내년 예산안을 국회에 내는 올해 8월쯤 되면 재정준칙안 검토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

-재정준칙을 세우면 오히려 유연성이 떨어져 위기대응에 불리할 수 있다.

▶정확한 얘기다. 재정준칙을 만들면 재정이 탄력적으로 작동하는 데 배치가 된다. 유럽연합(EU)는 1991년 마스트리히트 조약에서 국가채무 60%, 재정적자 -3%라는 준칙을 만들어 모든 EU 국가들이 적용하도록 했다.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체결할 때 EU국가들의 평균 채무와 적자 수치였는데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EU에서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수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온다. 경기변동에 탄력적으로 재정이 대응하는 데 제약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로서는 준칙의 성격을 띄면서 재정의 탄력성을 저해하지 않는 묘수를 만들어야 한다.



95% 이상 서민 중산층은 12.16 부동산대책 대상 아니야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에 대해 '전쟁'을 선언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동산 시장에서 투기지역 수요에 의한 시장과열, 자금 배분의 이상징후, 지나친 불로소득의 횡행 등이다. 이를 통해 많은 서민층이나 국민들이 상실감과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 12·16대책 이후 3주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2%에서 0.08%로, 강남 4구는 0.33%에서 0.07%로 떨어지는 등 정부 정책이 상당히 실효성 있었다. 이 와중에 일부 지역에서 풍선효과나 부동산 이상징후가 부분적으로 있을 수 있다. 투기세력은 철저 근절하되 실수요자는 철저히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원칙은 한치의 흔들림도 없다. 부동산시장 불안요인이 다시 보이면 언제든 추가대책을 내놓겠다.

-중산층 증세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대출규제나 종부세 등 과세원칙을 보면 아파트가격 15억원 이상이 기준이다. 우리나라 전체 아파트 비중의 3%도 안된다. 서민층은 15억원 이상은 언감생심 거리가 먼 얘기다. 심지어 저도 15억원 이상 아파트를 가져본 적이 없다. 대부분의 중산층 이하 서민들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안의 대상이 아니다. 다주택자 또는 고가 주택을 갖고, 자금여력이 있어 대출이 쉬운 사람들이 그런 역량을 이용해 부동산거래에 뛰어드는 걸 정부가 투기 수요 근절 차원에서 규제하고 있다. 저도 대상이 안될 정도니까 95% 이상의 대다수 국민들은 이와 같은 뾰족한 정부대책에 빗겨나 있다는 걸 알아달라.

-가상통화 과세를 국세청에서 추진하고 있다.

▶가상통화를 보는 시각은 크게 세 가지다. 블록체인이라는 원천기술, 이를 화폐에 접목시키는 비트코인 등의 가상통화, 이런 가상통화를 중개해주는 거래소다. 이 중 블록체인 기술은 지금도 정부가 몇천억원씩 돈을 쏟아 부으면서 집중 지원하고 있다. G20은 비트코인 같은 민간의 가상통화가 화폐가 아닌 자산이라고 정의 내렸다. 자산형태의 거래에 수익이 발생하면 과세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세원 포착이 쉽지 않다. 좀 더 속도를 내 올해 중점적으로 다루겠다.



일본 수출규제, 2월까지 깔끔한 마무리 필요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기 위해서 2월까지는 일본의 수출규제조치에 대한 깔끔한 마무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기 위해서 2월까지는 일본의 수출규제조치에 대한 깔끔한 마무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대응조치에 대한 총평을 부탁한다.

▶비교적 정부가 적시에 적절하게 잘 대응했다. 지난해 7~8월만 해도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조달이 안되면 생산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했다. 6개월 지난 현재 돌아보면 크게 생산에 차질이 없었다.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특별회계까지 만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을 높일 기회가 됐다. 그럼에도 기업인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한다. 이 불확실성의 문제가 2월까지는 깔끔하게 걷혀야 한다.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에 따른 강제절차가 하나의 변수다. 지소미아도 지금처럼 계속 갈 수는 없다. WTO 제소에 따른 패널 설치를 보류한 것도 아무일 없던 것처럼 1~2년 갈 사안이 아니다. 동시에 최근 산업부에서 일본 통산성과 국장급 교류도 있었고 일본이 최근 한개 품목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진전도 있었다. 양국 정상이 지난해 12월말에 만나는 등 상황들을 종합해보면 2~3월 내에 어떤 형태든지 진전이 있을 수 있고 있어야 한다. 이걸 또 올해 내내 끌고 간다는 건 경제주체들에게 불안감을 준다. 이렇게 길게 불확실한 상태로 계속 간다는 건 수용하기 어렵고 대응이 필요하다.



고용시장 아픈 손가락 40대 '원숙한 창업' 돕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기업에서의 기술 경험을 가진 40대를 위한 맞춤형 창업지원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기업에서의 기술 경험을 가진 40대를 위한 맞춤형 창업지원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대통령께서도 올해 40대와 제조업 일자리에 비중을 두겠다고 했다.

▶그동안 우리 경제의 허리층인 40대 고용문제가 많이 제기됐다. 2015년부터 40대 인구가 줄어들었는데 자연감소를 넘어서는 취업자 감소세가 있어 굉장히 심각하다. 정부가 지난해까지 여성·청년·고령자 등 취약계층별 대책을 만들었지만 이제는 40대도 별도의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 40대가 어려운 이유는 이들이 주로 근무하는 제조업과 도소매업의 어려움 때문이다. 구조조정이 있으면 직격탄을 맞고, 한번 실직하면 재취업·재고용이 쉽지 않다.

-쌍용자동차 복직자 사태에서 보듯 기업은 적자인데 고용은 유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접근은 기업이 일자리를 잘 만들어내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기업별 일자리 미스매치를 줄이려 한다. 실직한 40대가 재취업 역량을 보강할 수 있도록 교육기회, 상담 기회 등도 늘린다. 40대 실직자들이 꼭 다시 제조업으로 돌아가지는 않아도 되도록 '40대 맞춤형 창업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고용노동부를 통해 40대 실직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중이다. 현장 수요도 정책에 반영해 3월에 발표할 것이다.

-창업 지원이 20·30대에게 몰리고 있지만, 경험 있는 40대가 창업하는 게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다.

▶젊은 사람들은 4차산업혁명에 맞는 번쩍이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창업하고, 중년층 창업은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에서 향상시킨 기술을 다른 영역에 접목시키는 창업이 많다. 둘 다 나름대로 비교 우위가 있는 영역이 있는데 우리의 창업 정책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쓰는 스타트업에 집중된 면이 있다. 그렇기에 이번 40대 일자리 대책의 큰 카테고리 중 하나로 40대의 창업지원, 창업역량지원에 무게를 두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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