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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멈춰선 원격진료, 돌아온 왕진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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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상연 미래산업부장
  • 2020.01.13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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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정보기술)기업 네이버 (183,000원 상승3000 -1.6%)가 최근 자회사 라인을 통해 일본에서 원격진료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환자가 1만~2만원 가량의 비용을 내면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의료진과 실시간으로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앞으로는 원격진료뿐 아니라 처방약 택배 등으로 의료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네이버가 국내가 아닌 일본에서 먼저 원격진료사업을 시작한 것은 해묵은 의료법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의료법상 의사가 환자와 대면하지 않고 진료하는 것은 불법이다. 김대중정부 시절 격오지를 대상으로 원격진료 시범사업을 시작했지만 의사단체를 비롯한 기득권의 반발과 정치권의 눈치보기, 관료사회의 복지부동에 막혀 20년째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일본은 2015년 원격진료를 전면 시행했다. 2018년에는 건강보험까지 적용하는 등 원격진료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역 의사 부족과 고령화에 따른 환자수 증가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2016년 원격진료를 도입한 중국은 지난해 관련 서비스 누적 이용자가 1억명을 넘어섰다. 세계 최대 의료시장인 미국과 유럽은 이미 원격진료가 대중화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각국이 원격진료에 적극 나서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테디스타에 따르면 세계 원격진료 시장규모는 2021년 412억달러(약 4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런 와중에 정부가 지난달 1980년대 이후 자취를 감춘 왕진제도를 부활시켰다. 왕진 수가를 별도로 책정해 의사가 환자 집을 찾아가 진료하면 8만~11만5000원의 왕진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당장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에게 필요한 조치지만 정부가 ‘타다금지법’처럼 골치 아픈 규제개혁은 회피하고 ‘눈 가리고 아웅’식 대책에만 몰두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의사가 부족한 국내 의료현실에서 왕진은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3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평균 3.4명) 중 터키(1.8명) 다음으로 가장 적다. 이마저도 한의사를 제외하면 1.9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원격진료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술을 접목해 원격진료 등 스마트 의료산업을 육성하면 국민 편익은 물론 미래 먹거리도 꾀할 수 있다. 언제까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선한 기술들을 사장할 셈인가.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혁신을 거부하고, 혁신을 주저하며, 말로만 혁신하는 이들에게 미국 저항가요의 상징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밥 딜런의 노래 한 구절을 들려주고 싶다. 반세기가 지난 옛 노래지만 우리 현실에 빗대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노래 제목대로 ‘시대는 변하고 있으므로’(The Times They Are A-Changin). 참고로 정치인은 정부나 기득권으로, 싸움은 혁신으로 바꿔도 무방하다.

‘정치인들아(Come senators, congressmen)/부름에 귀 기울여라(Please heed the call)/문앞을 가로막지 말고, 회관을 봉쇄하지 말라(Don’t stand in the doorway, Don‘t block up the hall)/상처 입는 것은 버티고 있는 자들이 되리니(For he that gets hurt Will be he who has stalled)/바깥세상의 싸움은 점점 가열되고 있으매(There’s a battle outside And it is ragin)/머지않아 그대들의 창문을 흔들고 벽을 두들기리라(It’ll soon shake your windows And rattle your walls)/시대는 변하고 있으므로(For the times they are a-changin).’
[광화문]멈춰선 원격진료, 돌아온 왕진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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