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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M&A 兆 단위 큰 손 활약 '사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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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윤 기자
  • 2020.01.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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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중심 '사모펀드' 위기탈출 해법]②민간주도형 산업구조 재편 주축으로 우뚝 선 PE…자금력·전문성·경험 무기로 M&A 시장서 전방위 활약…"우리 경제 효율성 강화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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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을 배경으로 한 영화 ‘블랙머니’를 본 토종 PEF(사모펀드) 운용사 임원은 “그 때는 우리 경제에 토종 사모펀드가 없던 시절”이라며 “지금이라면 그렇게 쉽게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를 거치며 토종 자본이 주축이 된 사모펀드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2004년 처음으로 PEF 제도가 도입됐다. 정부 차원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대체투자 확대, M&A 시장 성장, 투자 경쟁력을 갖춘 운용 인력 및 조직의 성장 등에 힘입어 국내 PEF 시장은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경영참여형 PEF의 수(펀드 기준)는 2016년 말 383개, 2017년 말 444개, 2018년 말 583개, 2019년 3분기 말 676개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경영참여형 PEF의 출자약정액 총액은 2016년 말 62조2261억원, 2017년 말 62조6032억원, 2018년 말 74조5244억원, 2019년 3분기 말 81조5423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한앤컴퍼니가 국내 시장에 집중 투자하는 단일 펀드로 최대 규모인 3조8000억원짜리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완료하는 등 국내 PEF의 외형이 커지며 글로벌 PEF와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한앤컴퍼니 외에도 스틱인베스트먼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도 줄줄이 조 단위 블라인드 펀드를 만들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 두루 투자하는 MBK파트너스는 현재 60억달러 규모의 국내 최대 블라인드 펀드 조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우리 경제, 특히 M&A(인수합병) 시장에서 PEF의 위상 역시 눈에 띄게 높아졌다.

웅진그룹의 코웨이, 동양그룹의 동양매직(현 SK매직)은 PEF의 손을 거쳐 각각 넷마블게임즈, SK네트웍스의 품에 안겼다. 그룹사의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으로 알짜 매물을 시장에 내놓았고, 이를 PEF가 인수했다. PEF 인수 뒤 경영 개선 효과가 더해지며 더 높은 가치에 다시 기업으로 돌아갔다. PEF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최근에도 IMM PE가 인수한 뒤 기업가치를 높인 태림포장이 세아상역의 품에 안겼다. 또 SKC와 코오롱 그룹이 공동으로 보유했던 글로벌 PI(폴리이미드) 필름 1위 기업 SKC코오롱PI를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가 인수하는 등 M&A 시장에서 PEF의 활약이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에 PEF가 없던 시절엔 어쩔 수 없이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주를 이뤘다. 산업은행 등이 출자를 통해 한계 기업 혹은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은 실패 사례도 적지 않다. 태생적으로 비효율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경영인으로 정부 측 인사 등 관계자를 앉히는 등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또 꼭 회생이 필요한 기업인지, 인수 뒤 회생이 가능할지 등에 대한 판단뿐 아니라 정치권의 주장이나 노동조합의 요구 등에 따라 정책 자금을 쏟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반면 사모펀드는 어찌 보면 냉정하지만, 철저히 돈이 될 만한 곳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구조조정의 효율성이 높다"며 "투자 수익을 내기 위해 철저하게 전문 경영인 위주로 인사를 하는 등 경영 효율 개선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간 기업 간 M&A에서도 PEF의 손을 거칠 경우 보다 빠르게 경영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오너가 있는 대형 그룹사에서 이 같은 경우가 주로 나타나는데, 비효율적인 전략이더라도 오너의 판단이나 결정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지배구조나 가업승계 등 문제도 마찬가지다. 물론 오너 체제의 경우 빠른 의사결정 등 강점도 보유하고 있다.

어느새 경험과 자본력을 쌓은 토종 PEF는 이제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옮기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우리 자본의 해외 수출'을 기치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 기업과 해외 시장 동반 개척도 활발하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일진머티리얼즈의 인도네시아 생산공장 증설에 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우리 자본으로 우리 기업의 해외 시장 경쟁력 강화에 지원하고, 그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민간 시장이라 할 수 있는 경영참여형 PEF의 외형이 커지고 투자 노하우가 쌓이면서 보다 자연스러운 기업 구조조정과 지배구조 재편을 통한 산업 역동성 향상이 이뤄지고 있다"며 "예전에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사모펀드는 자본 차익만을 노리는 먹튀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여러 PEF가 책임 경영을 통한 사회 기여 등에도 신경쓰면서 좋은 M&A 사례가 늘어나며 우리 산업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는 긍정적 인식이 많이 퍼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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