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기자수첩]막걸리는 또 발목잡힐까

머니투데이
  • 정혜윤 기자
  • 2020.01.16 06:0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왜 막걸리가 생계형 적합업종 심사대에 오르게 됐을까요. 산업이 또 한 번 위축될까 걱정입니다."

올해 초 한국막걸리협회가 동반성장위원회에 막걸리를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에 막걸리 업계 관계자들은 한숨을 내쉬면서 이같이 말했다.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5년간 대기업 등은 해당 사업을 인수하거나 시작하거나 확장할 수 없다.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의 벌금과 매출액의 5% 이내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생계형 적합업종은 대기업의 확장과 진입을 제한시켜 소상공인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가족 또는 3~4명이 만들어가는 지역 양조장들이 많다 보니 그들을 보호하겠다는 심정을 이해 못 하는 바 아니다. 막걸리협회 관계자는 "막걸리보다 규모 면에서 큰 지역 소주 회사들도 몇몇 대기업에 의해 잠식당하고 사라져가는 모습을 봐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미 막걸리는 2011년 이후 한 차례 산업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당시 소규모 양조장들의 반발로 막걸리 제조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출이 막혔다. 이 때문에 막걸리 세계화에 투자하려던 대기업들도 모두 손을 뗐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전 5000억원대였던 막걸리 시장이 위축되자 2015년 막걸리를 적합업종에서 제외했지만, 시장은 현재도 그 수준까지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영세 양조장들의 형편이 나아진 것도 아니다.

막걸리가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시장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시장 전체가 활기를 잃고 시들해졌던 경험은 한 번이면 족하다. 영세 양조장들의 훌륭한 전통 막걸리와 대기업의 자금력, 유통망 등이 합해지면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시장진입 차단이 능사는 아니다. 연못이 말라버리면 크든 작든 모든 물고기가 살 수 없다. 그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기자수첩]막걸리는 또 발목잡힐까



오늘의 꿀팁

  • 날씨
  • 내일 뭐입지

많이 본 뉴스

MT 초성퀴즈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