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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해묵은 키코, 새로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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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휘 기자
  • 2020.01.2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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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한 목소리로 강조한 새해 목표는 "고객 신뢰 회복"이다. 주요국 금리연계 DLF(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로 경영진이 제재 위기에 놓였고, 역시 원금 손실이 우려되는 라임자산운용 사태마저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번지는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신뢰 회복의 수단으로 은행은 '신속한 배상'을 택했다. 우리·KEB하나은행은 지난달 5일 DLF 관련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결과가 나오자마자 즉각 수용 입장을 밝혔으며, 이달 15일에는 손실이 확정된 피해자를 대상으로 자율배상에 착수했다.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와 관련해서도 '신뢰 회복'을 강조한 건 더욱 눈에 띈다. 하나은행은 지난 8일 키코 추가 분쟁 조정을 위한 은행 협의체 참여를 결정하며 "오랫동안 끌어 온 키코 관련 분쟁을 끝내고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13일 분조위의 키코 배상 권고안에 대해 다른 5개 은행과 마찬가지로 수락 여부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참여키로 한 협의체는 분쟁조정 대상이 아닌 다른 147개 피해기업과의 자율조정 기구로, 분조위 결과가 전제로 작용한다. 결정의 선후는 바뀌었지만, 사실상 분조위 권고안도 수용하는 셈이다.

애초에 금감원의 키코 분조위는 '무리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전임 금융위원장조차 "분쟁조정 대상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10년)가 지난 사건이고, 법적 책임이 없는 배상을 수용할 경우 은행 경영진의 배임 우려가 불거질 수 있어서다.

그래서 하나은행의 키코 관련 입장은 더욱 의미심장해 보인다. 고객 신뢰가 절실한 다른 은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물론 10년도 넘은 해묵은 논란에 예상 밖의 전향적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정말 고객의 신뢰를 얻으려는 목적'인지 의심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경영진이 제재 위기에 놓인 은행이라면 더 그렇다.

[기자수첩]해묵은 키코, 새로운 결정
그렇다고 배상 노력 자체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을 것이다. 신뢰회복의 첫 걸음이 될 수 있어서다. 키코 사태는 2013년 대법원 판결까지 나온 만큼 다시 시시비비를 가릴 일은 아니다. 그저 상처받은 이해당사자들을 보듬는 과정에서 은행이 자신의 몫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고, 이는 그만큼 땅에 떨어진 고객 신뢰를 은행이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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