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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 남고 싶다" 국내 첫 성전환 군인, 여군으로 남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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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상 기자
  • 2020.01.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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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센터에서 열린 국내 최초 트랜스젠더 군인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강민석 기자
현역 부사관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뒤 전역 심사를 받게 됐다. 국군 역사상 군인이 트랜스젠더로 복무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심사 결과에 따라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여부는 물론 성소수자 문제에 소극적이던 군대 문화도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16일 군인권센터와 국방부에 따르면 경기지역 부대 전차 조종수로 근무하는 A하사는 지난해 겨울 성전환수술을 받고 관할 법원에 성별 정정을 신청했다. 육군은 이달 22일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고 A하사의 복무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지만 A하사 측이 연기를 요청했다.



복무 중 성전환 관련 규정 없어…군인권센터 "신체적 문제없고 해외도 허용"


전역심사를 앞두고 있지만 현 시점 기준 대한민국 군대에 성전환자 복무는 A하사가 처음이다. 성전환 이후 군인의 복무 여부를 결정하는 규정 역시 없다. 군인 선발 시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성 주체성 장애'로 취급해 결격사유로 보는 규정만 있을 뿐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현역(복무)에 관한 규정이 없는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본다"며 "일차적으로 전역심사위원회의 결과를 보겠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트랜스젠더도 군 복무를 위해 필요한 능력을 갖추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고환 절제술을 받을 경우 나타나는 부작용은 호르몬 치료와 식이요법, 운동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군 복무에 부적합하다고 볼 의학적 근거는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의의 소견"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정신의학협회와 WHO(세계보건기구) 등은 성 주체성 장애(disorder)를 성별 불쾌감(dysphoria) 또는 성별 부조화(incongruence) 등으로 바꿔 하나의 정체성으로 인정하고 있다. 현재 미군에도 트랜스젠더 군인 약 1만5000명이 복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육군, 트랜스젠더 군인도 끌어안을까


우선 A하사 측이 이달 22일로 예정된 전역심사위원회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만큼 육군이 이를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

A하사 측은 법원에서 성별 정정 절차를 밟고 있어 그 이후에 심사를 받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이미 성전환 수술 등 성전환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친 만큼 여성으로서 평가받아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동안 성소수자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군이 A하사의 성전환 사실을 미리 알고도 이를 제한하지 않았다는 점은 다소 이례적이다. 군인권센터는 "A하사가 장기간에 걸친 심리상담과 호르몬 치료, 성전환 수술 과정을 모두 소속부대의 승인을 받고 진행했다"고 밝혔다.

센터 측은 "이 사안은 이미 해당 부대 여단장과 육군참모총장, 국방부 장관까지 모두 보고된 것"이라며 "그동안 군에서 A하사의 성전환을 막거나 조기 전역을 요구한 사실도 없고 소속 부대도 A하사의 복무를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하사 복무 여부, 군대 내 성소수자 문제에도 영향


A하사가 군 복무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결정이 나온다면 향후 군대 내 인권 지형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군인권센터가 현재 성별 정정 절차를 진행하거나 상담을 받는 현역 군인이 다수 있다고 밝힌 만큼 트랜스젠더 군인 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입대 전 이미 성을 전환한 트랜스젠더의 입대 역시 허용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지금은 트랜스젠더를 '장애'로 규정한 군인 선발 기준 탓에 트랜스젠더의 입대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반대로 전역심사위원회에서 성전환을 이유로 군 복무 부적합 판정을 내린다면 이 문제는 법정으로 이어진다. A하사 측은 전역 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사건이 군대 내 성소수자를 향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계기로 작용할지도 주목된다. 특히 동성 군인간 성행위를 처벌하는 군형법 92조의6 조항은 대표적인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최근 육군, 해군 등에서는 성소수자를 색출해 처벌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임태훈 소장은 "A하사의 복무가 결정된다면 대한민국 국군이 성정체성과 성적지향에 관계없이 국가와 시민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선진 군대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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