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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관세청·대외연…지도자 잃은 국가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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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최우영 기자
  • 2020.01.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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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국회의원 지급품이자 권력의 상징이 된 금배지에 눈이 멀어 적지 않은 공공기관장들이 임기 중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사진=뉴스1
총선이 다가오면서 국가기관 수장들이 금배지를 노리고 조직을 등지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임기가 정해진 기관장들마저 총선 시즌에 맞춰 나 몰라라 옷을 벗으면서 국정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관 사업으로 선거운동 의혹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지난 14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21대 총선 전주병 선거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지난 14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21대 총선 전주병 선거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19일 정부에 따르면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임기가 1년 가량 남아있지만 지난 7일 총선 출마를 사유로 사직했다. 김 전 이사장은 2017년 11월 취임 당시 "앞으로 30년을 철저히 준비하고 만들어갈 것"이라고 외쳤지만 30년이 아닌 3년 임기도 채우지 않았다.

특히 김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공단 소재지인 전북 전주에 출마할 계획으로 알려져 그동안 공단에서 진행한 사업들이 사전선거운동이었다는 지적도 받는다. 지난해 11월 공단 직원들은 전주 한 노인정에 상품권 100만원 어치를 전달했다.

김 전 이사장은 "공단이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공헌을 하고 있는데 이런 지적으로 공단의 사회공헌 활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정당한 공단 업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출마로 의심의 눈초리는 거둬지지 않고 있다.



"고향 간다"며 조용히 사직…주말마다 고향 챙기기도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지난 14일 세종시 세종국책연구단지에서 열린 개원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KIEP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지난 14일 세종시 세종국책연구단지에서 열린 개원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KIEP

국책연구기관인 KIEP(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이재영 전 원장도 지난 15일 조용히 퇴임했다. 이날은 4월 총선을 위한 공직자 사퇴 마감기한 마지막 날이었다.

이 전 원장은 직원들에게는 출마 의사를 드러내지 않고 "고향으로 내려간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고향인 경남 양산에서 은퇴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총선 경선에 도전하려는 목적이라는 게 일관된 관측이다. 이 원장 역시 임기가 1년 넘게 남아있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여건의 악화 속에서 KIEP는 사실상 유일하게 대외경제여건을 전담해 연구하는 조직이다. 여전히 대외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수장 공백에 적잖은 관계자들이 당황하고 있다.

관세청은 그나마 사정이 좀 낫다. 김영문 전 관세청장은 지난해 말 일찌감치 옷을 벗었다. 김 전 청장은 '39년만의 검사 출신 청장' 발탁에 따른 기대를 받아왔다. 실제 늘어나는 마약류 국경단속 강화,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 밀수 의혹 등에 대해 압수수색 등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퇴임하기 수개월 전부터 매주 고향인 울산 울주를 방문해 각종 행사에 참여하면서 지역민들을 만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는 온전히 관세행정에 집중하지 않았던 셈이다.



당선 유력해도…내각 지키는 장관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금배지를 노리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관장들과 달리 총선 차출설이 유력했던 주요 부처 장·차관들은 대부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고향인 춘천에 출마할 경우 당선이 유력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여당에서도 수차례 러브콜을 보냈지만 부총리는 "우리 경제상황의 엄중함을 볼 때 자리를 지키는 게 마땅하다"며 유혹을 뿌리쳤다.

이 밖에 유은혜 교육부총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정치인 출신 내각 인사들도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성공을 위해 불출마 방침을 정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은 일부 기관은 당장 주요사업 의사결정 등 업무공백이 우려된다"며 "출마선언 직전까지 기관장으로서 지위와 영향력을 놓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공직을 국민에 대한 의무로 생각지 않고 자신의 출마용 스펙으로 치부하는 일부 인사들의 인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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