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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뭐뭐 시키세요?"…맘카페 단골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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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형도 기자
  • 2020.01.1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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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 학부모 97.9%, 사교육 시켜…"우리 아이만 뒤쳐질까봐" 불안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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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주부 이유영씨(36)는 딸 아이를 낳을 때 굳게 다짐한 게 하나 있었다. '아이는 아이답게 키우자', '사교육에 내몰지 말자'였다. 그런데 아이가 6살이 되면서, 주위에선 "영어 유치원을 보낸다"는 얘기와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느냐"는 되물음이 쏟아졌다. 불안해진 이씨는 얼마 전 맘카페에 이런 글을 남겼다. "사교육 뭐뭐 시키세요?"

이는 이씨 뿐 아니라 많은 학부모가 남기는 질문이다. 우리 아이만 뒤쳐질까 싶은, 불안한 심리가 반영됐다. 그런 이유로 많은 아이들이 평일·주말 가리지 않고 사교육에 뛰어들고 있다.



97.8%, 사교육 하는 아이들


"사교육 뭐뭐 시키세요?"…맘카페 단골 질문
"사교육 시키세요?"는 사실 이미 의미없는 질문이 됐다. 거의 모든 학부모가 사교육을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젠 이렇게 묻는다. "사교육 뭐뭐 시키세요?" 우리 아이가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불안과, 다른 아이들이 어떻게 하는지 정보를 얻고자 하는 질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8~9월 만 19~74세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초·중·고 학부모 97.9%가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킨다고 했다. 10명 중 9.8명이다. 사실상 거의 다 시키는 거나 다름없는 수치다.

그러다보니 학생 1인당 사교육비도 역대 최고치다. 교육부가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를 조사한 결과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월 29만1000원이었다. 초등학생은 26만3000원, 중학생 31만2000원, 고등학생 32만1000원이었다.

실제 학부모들은 이 같은 통계마저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답한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A씨(41)는 "사교육 하나만 시켜도 월 39만원씩 그냥 나가는데, 어떻게 조사한 건지 모르겠다"며 "월 100만원 정도는 사교육비로 잡고 있다.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사교육 시킬 수 밖에, 학부모들 하소연



"사교육 뭐뭐 시키세요?"…맘카페 단골 질문


이유가 뭘까. 한국교육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남들보다 앞서 나가게 하기 위해'란 응답이 24.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남들이 하니까 불안해서'란 응답이 23.3%로 뒤를 이었다. 그밖엔 △학교보다 더 높은 수준의 공부를 하도록 하기 위해(17.6%) △학교 수업을 못 따라가서(14.8%) 등 순이었다.

수치에 다 담지 못한 학부모들 이야기는 뭘까. 사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는 솔직한 이야길 들어봤다.

교육의 질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중학생 아들 학부모 B씨(48)는 "학원 선생님들이 잘 가르친다. 교육의 질이 다르다고 한다"며 "학교 선생님이 못 가르치는 게 아니라, 사교육이 아무래도 경쟁이 더 치열해 더 고민을 많이 하는 게 아닐까"라고 조심스레 답했다.

아이들 수준에 따른, 정교한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이란 답도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딸을 둔 학부모 C씨(50)는 "학교에선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수준 차에 따른 학습이 고려되지 않지 않느냐"며 "학원에선 수준별 학습이 가능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했다.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수업 자체를 따라가기 힘들단 의견도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D씨(43)는 "아예 학교 선생님이 대놓고 '이거 학원서 배웠지?'라고 얘기하고 넘어간다. 선행학습을 전제로 하는 말"이라며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답했다.



  •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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