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펀드패스포트…금융당국, 제도정비 '박차'

/자료=금융위원회

아시아 시장에서 국내 공모펀드를 쉽게 판매하고 해외 펀드도 국내투자자가 쉽게 살 수 있는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를 놓고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제도정비에 나섰다.

20일 금융위원회는 오는 5월 27일 제도시행에 맞춰 펀드 적격요건, 등록절차, 보고의무 등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란 어느 한 회원국에서 '패스포트 펀드'로 등록된 펀드는 다른 회원국에서 보다 쉽게 등록해 판매할 수 있는 제도다. 펀드가 일종의 '여권'을 갖게 되는 것으로, 패스포트 펀드로 등록된 펀드는 다른 회원국에서 간단한 등록 절차만 거치면 즉시 판매할 수 있다.

2016년 4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태국 등 아시아 5개국은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중 일본, 호주, 태국은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제도를 완비, 올해 2월부터 펀드 교차판매를 시작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뒤늦게 관련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을 완료했다. 이날 예고한 법안들은 5개국이 체결한 양해각서에 따른 구체적인 내용을 반영하기 위한 후속 작업이다.


우선 '패스포트 펀드' 운용사와 펀드의 적격요건을 구체화했다. △운용자산규모 5억불(약 6000억원) 이상 △자기자본 100만불(약 12억원) 이상 △최근 5년간 적법·독립적인 자산운용경험 등을 운용사의 적격요건으로 규정했다.

패스포트 펀드는 증권·예금·금 등 금융자산과 파생상품 매매 및 증권 대여계약 식으로 운용해야 한다. 또한 동일법인의 증권과 단기금융상품은 각 집합투자재산의 10% 등으로 편입 한도를 설정했다. 다만 인덱스펀드(지수추종형펀드) 등은 완화된 운용규제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패스포트 펀드는 적격요건 심사를 생략하고 증권신고서 제출 등 간소화된 절차를 거쳐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회원국이 양해각서를 위반하거나 우리나라 패스포트 펀드를 부당하게 판매제한 하는 경우 해당 규정적용을 배제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또한 해외 패스포트 펀드도 국내 판매사(은행, 증권사)를 통해 판매되므로 국내 공모펀드와 동일한 투자자보호 장치가 적용된다.

등록절차는 간소화됐지만 투자자보호 규제는 강화됐다. 국내 공모펀드는 자산총액 300억원 이하 소규모 펀드의 경우 회계감사가 면제되는 데 비해 패스포트 펀드는 소규모 펀드라도 회계감사를 의무화했다.

또한 운용사 등은 펀드의 해지·해산, 환매연기, 법령위반 등 관련 사항을 설정국과 판매국에 보고토록 했다. 이 밖에도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펀드를 등록하는 등 위법행위에 대한 운용사·임직원 제재 근거도 마련했다.

금융위는 "아시아 지역 공모펀드 시장을 표준화·단일화해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해지는 등 지역 내 자산운용산업이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투자자의 펀드투자 선택권이 확대되고 공통규범을 준수하는 표준화된 해외펀드를 국내 판매사를 통해 보다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오는 21일부터 40일간의 입법예고 이후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오는 5월 27일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협회 가이드라인 마련, 설명회 개최 등 제도안착도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