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개입 의혹' 검찰 첫 출석한 송철호…수사팀 교체 대비 '속도전'

송철호 울산광역시장/사진=뉴스1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청와대 및 여당의 도움을 받아 당선됐다는 의혹을 받는 송철호 울산광역시장이 검찰에 출석했다. 송 시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20일 오전 10시부터 송 시장을 불러 이른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송 시장을 상대로 지방선거 당시 자신의 선거캠프에 있던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경쟁 후보였던 김기현 전 울산광역시장 측근 비리를 청와대에 제보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그 과정에 개입했는지 등을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청와대 및 여당과 선거공약을 함께 연구하고 논의했는지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팀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만간 단행될 검찰 중간 간부 인사와 서울중앙지검 직제개편 등으로 현재 수사팀이 전면 교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수사팀은 인사가 나기 전 공소장을 작성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시장은 지난 선거에서 김 전 시장의 경쟁 후보로 출마했다. 이후 울산경찰의 김 전 시장측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 울산경찰은 김 전 시장의 측근이었던 박기성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의 레미콘 업체 유착 의혹을 수사했다. 결국 박 비서실장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이같은 측근 비리 논란에 휩싸인 김 전 시장은 결국 송 시장에게 밀려 낙선했다.


검찰은 당시 울산경찰의 김 전 시장측에 대한 수사가 청와대의 하명으로 이뤄진 것으로 의심한다. 청와대가 송 시장측으로부터 김 전 시장 측근 비리에 대한 정보를 제보받은 뒤 이를 울산경찰에 내려보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청와대에 제보한 인물은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알려졌다. 송 부시장은 송 시장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다.

또 검찰은 김 전 시장의 선거 공약이었던 '산재 모(母)' 병원 설립 추진 과정에도 청와대가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전 시장의 산재 모 병원 설립 계획은 6·13 지방선거 직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해 무산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청와대와 송 시장 사이 연결책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는 '산재 모 병원을 좌초시키는 것이 좋음'이라는 내용의 메모가 적혀있기도 했다.

이밖에도 송 시장이 민주당 내 경선을 치르지 않고 단독 후보가 된 과정도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당시 송 시장의 당내 경선 경쟁 후보였던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후보에서 자진사퇴하는 대가로 오사카 총영상 등 자리를 제안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직제개편과 인사이동 등으로 수사팀이 교체되기 전 최대한 수사를 진행해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놓을 방침이다. 검찰은 지방선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임종석 전 실장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송 전 부시장의 업무수첩에서 임 전 실장이 송 시장에게 울산시장 선거 출마를 요청했다는 내용의 메모를 확보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