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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아빠처럼 집 못사요"…부자 부모와 가난한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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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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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2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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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글로벌 초저금리가 불러온 부동산 쏠림 현상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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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치솟는 아파트 가격이 우리나라만 그런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었다. 이번 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가 스페셜 리포트로 글로벌 부동산 시장을 다뤘다.

우리의 기억에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부동산 버블은 2007년 터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다. 당시 상황을 복기해보자.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 붕괴와 911 테러 여파로 미국 경기가 악화되자 미 연준은 경기 부양을 위해 초저금리 정책을 도입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내리자 주택 가격은 불같이 상승했고 이는 부동산 버블로 이어졌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가계부채는 가계소득의 104%에서 144%로 증가했고 주택가격은 50% 이상 올랐다.

◇글로벌 저금리와 부동산 가격
문제는 2004년 미 연준이 저금리 정책을 종료하면서부터다. 금리가 상승하면서 부동산 버블이 꺼지기 시작했고 결국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부터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결국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까지 확산됐다.

그런데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한 금리인하가 아이러니하게도 금융위기를 야기한 원인이 됐다. 2008년부터 미 연준이 다시 저금리정책을 펼치고 양적완화까지 추진한 이후 글로벌 저금리 추세가 지금까지 10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주택 가격도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전 고점을 뛰어넘은 상태다.

주택 가격 상승은 비탄력적인 주택 공급 영향도 있지만, 더 큰 원인은 저금리다. 전 세계적인 저금리 추세로 인해, 선진국 금리가 낮게 유지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받아도 원리금상환부담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완화적 금융여건(=저금리)이 가계의 차입비용을 낮춰 주택수요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이것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금리 외에도 주택의 수요 공급과 미래 가격에 대한 기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인 주택 가격 상승은 비탄력적인 주택 공급, 즉 수요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부족의 영향도 크다. 넘치는 수요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 연준과 파리경제학교(Paris School of Economics) 연구자의 연구에 따르면, 주택 공급이 탄력적인, 즉 주택 공급이 많은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세대 간 부동산 격차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건 좋은 일이다.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격이 오르면 부의 효과로 인해, 소비가 늘어나면서 경제 성장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오르면 역효과도 크다.

이코노미스트가 예로 든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한 세대간 부동산 격차다. 가장 극명한 대비가 '베이비 붐'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다.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인 5060세대(1955~1963년생)는 아파트 가격 상승 혜택을 톡톡히 누린 덕분에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게 된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아파트 보유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게 됐다.

전세 아니면 월세로 살아야 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베이비 붐 세대를 좋게 볼 수가 없는 이유다. 부동산을 보유한 세대는 가격이 오르면 좋지만, 역시 다음 세대에게 너무 큰 부담을 지워주는 건 앞 세대에게도 부담스럽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하버드대학의 주택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가구가 지불하는 월세의 중위값은 1960년부터 2016년까지 실질가격 기준으로 61%나 올랐다. 반면 미국 가구의 소득 중위값은 실질가격 기준 5% 상승하는데 그쳤다. 실질소득이 제자리 걸음을 하는 사이, 월세는 60% 넘게 오른 셈이다.

◇근로소득 VS 자본(부동산) 소득
이코노미스트는 근로소득이 자본소득 증가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어서 부의 불평등이 커진다는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밌는 보충설명을 했다.

자본소득이 증가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건 주택가격 상승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전 세계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주거용 부동산, 즉 집이다. 집이 얼마나 중요한 자산인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있다.

글로벌 부동산시장 분석업체인 새빌스(Savills)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전 세계 주택 가치 총액은 모두 220조 달러로 전 세계 주식 가치 총액(83조 달러)의 약 3배에 육박했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의 가치는 땅 밑에 묻혀 있는 석유보다도 많다. 전 세계 석유 매장고 가치는 114조 달러다. 전 세계 주택가치는 석유 매장고 가치 총액의 2배에 달한다.

본격적인 산업혁명이 도래하기 전인 18세기는 농장이 가장 큰 자산이었고 19세기에는 산업혁명을 뒷받침하는 공장이 가장 큰 자산이었다. 이제 집이 그 자리를 꿰찼다. 글로벌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는 한 당분간 집의 시대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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