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우보세]세금낭비 '책꽂이용 R&D'

머니투데이
  • 김유경 기자
  • 2020.01.22 18:18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 창업국가다. 전세계에서 창업이 인구 대비 가장 많은 국가다. 청년들은 변호사나 의사, 대기업 임원보다 기업가를 꿈꾼다. 투자회수기간은 3.98년으로 세계에서 가장 짧다.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다.

이스라엘도 30년 전인 1990년대에는 ‘창업은 자살행위’란 인식이 강했다. 당시 중동전쟁과 걸프전쟁을 겪은 이스라엘은 실업률이 극에 달했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좋은 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조차 창업을 꺼렸다. 지금 우리나라처럼 대학교나 연구소 등에 자체 기술로만 남겨지는 상황이 비일비재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정부 출자로 벤처펀드인 ‘요즈마펀드’를 설립해 집중투자하면서 대학교·연구소 등이 개발한 기술과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적극 유도했고 그 결과 창업국가로 거듭났다.

올해 우리나라 R&D(연구·개발)예산은 24조원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18% 증가한 수치다. 정부가 세금을 R&D에 쏟아붓는 건 미래 먹거리,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다. 문제는 개선되고 있다지만 여전히 대학교·연구소 등에선 명맥유지용으로 R&D예산을 따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 중견기업 대표는 “‘나눠먹기식 지원’이 여전히 많다”며 “특히 대학에선 사업화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연구결과들을 책꽂이에 꽂아두는 ‘책꽂이용 R&D’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적잖은 세금이 책꽂이용 R&D로 사라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즈마그룹의 스타트업 발굴·육성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0년 전 이스라엘에서 창업붐을 일으킨 요즈마그룹이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불을 지피고 있다. 국내 투자기관들이 손쉽게 서울에서 유망 스타트업만 따라다닐 때 요즈마그룹은 지방대학을 돌며 해외시장에서 먹힐 만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발굴하고 교수와 연구원들을 설득해 사업화로 이끌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단순투자뿐 아니라 기술이전, 해외 네트워크 구축 등 해외시장 진출까지 지원한다.

‘제2의 벤처붐’이 결실을 이루려면 이처럼 유망 기술 및 아이디어 발굴과 지원이 확산해야 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글로벌 수준의 시장지향형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올해부터 6년간 총 2조원 규모로 ‘전주기 의료기기 R&D사업’에 나선 것은 고무적이다. 혁신창업국가로의 성장 여부는 R&D 투자 결과에 달렸다. 각 분야에서 혁신적 기술을 선도하는 1등 기업이 계속 나와야 한다. R&D 지원을 보다 전략적으로 해야 할 때다.
[우보세]세금낭비 '책꽂이용 R&D'



오늘의 꿀팁

  • 날씨
  • 내일 뭐입지

많이 본 뉴스

MT 초성퀴즈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