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사조 직원은 참치세트가 싫었다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사조참치 / 사진제공=사조해표

사조산업이 직원들에게 그룹 계열사가 만드는 명절선물세트를 구입·판매하도록 강제한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조산업이 사조그룹 소속 전체 임직원에게 계열사가 제조하는 명절선물세트를 구입·판매하도록 강제한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 14억7900만원을 부과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조산업은 2012~2018년 기간 매년 설·추석 명절 때마다 사조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조산업 등 6개 계열사의 명절선물세트(참치, 식용유 등)를 구입·판매하도록 강제했다. 매 명절마다 계열사에게 일방적으로 목표금액을 할당하고 매일 실적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계열사별로 목표금액을 할당하고, 이를 사업부 등에 재할당하도록 했다. 2018년 추석의 경우 일부 계열사 임직원이 재할당받은 목표금액은 1억2000만원(A사 대표이사), 5000만원(B사 부장), 3000만원(C사 부장), 2000만원(C사 과장) 등으로 직원이 감당하기에 부담이 큰 금액이었다.

사조산업은 일별 실적을 보고받아 집계, 그룹웨어에 공지해 계열사별 실적을 체계적으로 관리·비교·점검했다. 공문, 사장단 회의 등 공식적 방법으로 지속 임직원에게 목표달성을 지시하고, 실적 부진 계열사에 대한 불이익을 언급하는 회장 명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런 행위가 공정거래법으로 금지된 사원판매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체계적 실적 집계, 달성율 공지, 판매부진 시 회장 명의 공문으로 징계 시사 등에서 임직원에 대한 강제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선중규 공정위 제조업감시과장은 "명절 기간 집중되는 부당한 사원판매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설, 추석 명절 전후로 '부당한 사원판매 신고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라며 "접수된 사건은 임직원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