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협약 무용지물? 해외로 수출되는 '재활용불가능 폐기물'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18년 1월 경기 평택시 소재 폐기물수출업체 A사는 폐플라스틱을 적정한 재활용 공정을 거쳐 필리핀에 수출하겠다고 신고했다. A사는 같은 해 7월과 9월 폐플라스틱 6388톤을 필리핀에 수출했다 필리핀 당국에 적발됐다. 폐목재와 철재, 기타 쓰레기 등 이물질이 포함된 '재활용불가능' 폐기물이란 사실이 적발되면서다.

한강유역환경청이 반입명령을 내렸지만 A사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재활용 가능 폐기물을 수출했다며 행정처분을 거부했다. 결국 한강유역환경청과 평택시가 예산 약 10억원을 들여 해당 폐기물을 국내로 반입해 처리해야 했다.

재활용 불가능 폐기물을 수출할 수 없도록 한 바젤협약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지난해 6월24일~7월19일 20일 간 폐기물의 안정적 처리와 재활용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폐기물 관리 및 재활용 실태를 점검했다. 그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유해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그 처리의 통제에 관한 바젤협약'과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법률'등에 따르면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 등은 수출할 수 없도록 규정됐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9.10.1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바젤협약은 선진국이 유해폐기물의 처리능력, 재활용 가능 여부 등을 고려하지 않고 후진국에 폐기물을 수출하는 등 부적정하게 처리하는 것을 제한할 목적으로 체결된 협약이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2010년 2월 수입폐기물에 대해 수입 허가·신고 내용과 다른 물질이 기준치(0.5%, 무게 기준) 이상 포함된 경우 반출 명령을 내리도록 하는 등 지침을 마련해 운용중이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환경부까 수출폐기물에 대해 재활용이 가능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물수출업체가 재활용하기 어려운 폐기물을 수출하고자 하면서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경우 이를 막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감사원은 환경부에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이 수출되지 않도록 수출폐기물의 재활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관리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