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中 경제에 블랙스완 될까

(AFP=뉴스1) 이동원 기자 = 21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의 한커우역에서 검역원들이 열검출기로 승객을 확인하고 있다. 21일 아시아 각국은 중국 내 사망자가 6명으로 늘어나고 환자 수가 300명을 넘어서면서 신종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이른바 '우한 폐렴'이 올해 중국 경제에 '블랙스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무역전쟁이 휴전(1차 합의 서명)에 들어간 지 1주일도 안돼 우한 폐렴이 중국 경제를 다시 시험대에 올려 놓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2일 우한 폐렴이 중국 경제에 올해 첫 블랙스완이 될 수 있으며 취약한 중국 경제를 교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블랙스완'은 검은 백조처럼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사건이 갑자기 발생하는 위험을 말한다.

샤오유 상하이 오리엔트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한에서 시작돼 20개 도시로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분쟁에도 6.1%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년전 '블랙스완'의 위험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는 홍콩 시위사태, 올해는 우한 폐렴이 블랙 스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03년 사스(SARS·중증호흡기증후권) 사태 때 중국과 한국의 GDP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둔화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확산 추세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전염성이 강한 질병은 인구 이동과 경제 활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크게 확산되고 사망자가 다수 발생하는 등의 혼란상황이 발생해야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며 "확산 추세가 주춤해진다면 공포가 크게 줄어들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사스 때는 교통이 차단되는 등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면서도 "아직까지 사스 때와 같은 위기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사스 전문가인 중난산 광저우 국립 호흡기 질환 연구소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사회적 영향과 경제적 피해’는 17년 전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의 치사율은 4%로 과거 사스에 비해 크게 낮다. 사망자도 대부분 중증의 기저질환을 보유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이 직접 나서 질병 확산을 통제하라고 언급하는 등 사스때보다 정부의 대처가 빠른 상황이다.

지방정부들도 항공권 환불을 권하며 예방조치를 적극 취하고 있다. 우한 폐렴의 발원지 우한은 공항과 기차역에서 관광단들의 여행이 중단되는 등 통제를 실시하고 있다. 다른 도시들은 도시로의 계획된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받았다. 이에 따라 항공, 여행, 음식료 관련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당장 이번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기간의 소비지출, 오락, 관광업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소매상들과 음식점들은 지난해 춘제 연휴 동안 1조 위안(146억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관광 수입은 5139억위안 (750억달러)을 기록했다.

나틱시스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쉬젠웨이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주요 도시에서 소비자 지출이 줄어들면서 호텔과 관광업계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