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은 중국인 아예 '입국 금지'…전세계 '우한폐렴' 확산 공포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커우역에서 한 직원이 열 스캐너로 승객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시작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일본 한국 등 주변국에 이어 미국으로까지 확산되면서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다음 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를 앞두고 대이동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본에서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나오는가하면, 북한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입국 자체를 금지하고 나섰다.

22일 아사히신문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유명 온천 관광지인 가나가와(神奈川)현 하코네(箱根)의 한 과자 상점은 '중국인 상점 진입금지'(中國人種進入商店禁止)라는 중국어 안내문을 내걸었다. 우한 폐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중국인이 가게에 들어오는 것을 금지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는 안내문 내용 중 '중국인종' '바이러스가 뿌려지는 것이 싫다'는 등 문구에 대해 악의적이라며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다.


북한은 중국인 관광객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북한전문 여행사 '영파이어니어투어'(Young Pioneer Tours)'는 자사 홈페이지에 "북한 당국으로부터 우한 폐렴 예방책으로 중국을 비롯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국경을 한시적으로 폐쇄한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공지했다. 대북 제재로 외국인 관광객 모객이 절실한 상황에서도 북한이 중국인 관광객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것은 의료 기술이나 약품이 부족한 가운데 자칫 감염이 확산될 경우 더 큰 비용을 지불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했다. 앞서 북한은 에볼라 기간 동안에도 외국인 관광객 출입을 영구적으로 금지했다.

중국 본토를 자주 오가는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 승무원들은 현재 중국 우한 노선에만 허용하고 있는 마스크 착용을 모든 노선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승무원 노조는 성명을 내고 "승무원들은 모두 위험을 감수하며 출근하고 있다"면서 "감염 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너무 늦은 대처이며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 결과는 대참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최대 IT 기업인 텐센트 그룹은 20년 가까이 춘제 연휴가 끝나는 날 마화텅(馬化騰) 회장 등 임원진이 직원들에게 훙바오(세뱃돈·紅包)을 주는 풍습을 이어왔지만 올해는 행사를 취소했다. 행사 취소 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대규모 인원이 몰리면 우한 폐렴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각 국은 공항 검역도 강화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창이 공항의 중국 항공편에서 모든 승객의 체온 감지를 확대했고, 캐나다도 3대 공항에서 체온 점검을 시작할 방침이다. 미국 정부도 우한에서 뉴욕,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로 가는 승객들을 대상으로 체온을 확인하고 설문지를 작성하게 하고 있다.


한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최초 발병한 우한 폐렴은 베이징, 광동, 상하이 등 20개 주와 도시로 빠르게 확산됐고 △대만(1명) △한국(1명) △일본(1명) △태국(2명) △미국(1명) 등에서 확진자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