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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이 부실을...' 라임펀드 '돌려막기' 막을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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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준영 기자
  • 2020.01.2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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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자산 거래금지 등 환매요건 위반여지…2015년엔 금융위 펀드자전거래 요건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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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IFC에서 최근 62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브리핑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의 대규모 펀드 환매연기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현 감독체계상 펀드간 자전거래 과정에서 '부실 전염'을 막을 수 있는 제재방법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이 최근 판매사 측에 추가 환매연기 가능성을 통보한 '라임크레딧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는 라임의 다른 부실펀드에 재투자하는 '자전거래' 과정에서 12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성 문제가 발생했다. 이 펀드의 만기는 오는 3월 말부터 돌아오는데, 만기를 약 두 달 가량 앞두고 환매가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다.

금감원은 현행법상 환매에 응하기 위한 자전거래는 허용되며 이 문제에 대해 감독당국이 사전적으로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상 문제는 없지만 사실상 부실펀드 전염을 방치했다는 지적에서 금융당국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라임 자전거래, 관련 법안 살펴보니…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85조5호는 '특정 집합투자재산(펀드)을 집합투자업자(운용사)의 고유재산 또는 그 집합투자업자가 운용하는 다른 집합투자재산 등과 거래하는 행위', 즉 펀드간 자전거래를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투자자보호 및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할 우려가 없을 경우' 자전거래가 가능하다는 단서조항이 있다.

구체적인 단서조항은 같은법 시행령 87조에 나온다. 이 조항 1항3호에 따르면 금감원이 언급한 '집합투자증권의 환매에 응하기 위한 경우' 자전거래를 허용한다. 하지만 이는 투자자보호를 위해 금융위원회가 정해 고시한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마지막 금융위 기준까지 준수해야만 환매에 응하기 위한 자전거래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금융투자업규정 제4-59조 1항은 자전거래를 하는 경우 △부실자산 거래금지 △투자자이익에 반하는 거래 금지 △집합투자규약·투자설명서의 투자목적과 방침에 부합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한다.

다만 마지막 핵심적인 예외조항이 있다. 같은 규정 2항에 따르면 주로 부실자산을 투자하는 내용의 투자규약을 정한 집합투자기구는 자전거래를 통해 부실자산을 매도할 수 있다. 실제 라임이 이같은 자전거래에 항의하는 판매사 측에 펀드계약서상 문제의 소지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실이 부실을...' 라임펀드 '돌려막기' 막을 방법이 없다



'집합투자규약' 예외의 예외 공략한 '라임'…'부실전염' 사후대처가 유일한가


추가환매 가능성이 생긴 라임펀드는 해외 무역업체 등으로부터 공급받은 대출채권을 담은 펀드로, 보험을 통해 안정성을 보강한 정상적인 상품이었다. 하지만 이 펀드자산의 40%인 1200억원 가량이 유동성 위기에 몰린 라임의 다른 부실펀드들에 재투자되며 정상펀드까지 유동성위기에 내몰리게 됐다.

금융위 기준인 '부실자산 거래금지'에는 위배되지만 앞선 예외조항으로 이같은 펀드돌려막기가 합법적으로 가능했던 셈이다. 불건전 영업행위인 '펀드 자전거래'에 단서조항을 달았지만 또 한 번의 예외조항으로 사실상 '규제공백'이 발생하게 된 것.

이같은 법적공백과 더불어 자전거래가 사전신고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금감원이 관여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모든 사모든 자전거래를 사전적으로 알 순 없다. 이것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라며 "특정 상황이 발생하고 나서 감독기구가 들어가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국은 법규위반에 대한 행정제재나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면 수사기관에 의뢰를 할 수는 있다"며 "투자자들을 구제하기 위해서 감독당국이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자전거래 과정에서 '부실전염'이 이뤄진다고 해도 사후적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2015년 금융위 펀드자전거래 요건완화 '부메랑'…"투자자보호장치 있어 불건전행위 소지 적어"


2015년 금융위원회의 사모펀드 활성화 대책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당시 금융위는 펀드간 자전거래 요건을 명확히 한다며 펀드설립 1개월 이내·증권시장에서의 매각곤란 사유를 폐지한 바 있다. 당시 금융위는 해당 요건을 폐지하면서 "자전거래 요건을 완화하더라도 공정가격 거래 등 투자자보호장치가 마련돼 있는 만큼 불건전 영업행위 소지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때 금융위가 설명한 '투자자보호장치'가 바로 앞서 설명한 금융위 고시기준이다. 금융당국의 규제완화와 감독소홀로 인해 불건전 영업행위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환매를 위한 자전거래는 별도로 당국에 신고케 하거나 사후에 문제발생 시 형사처벌 강도를 높이는 등 제도보완책이 필요한 상황. 현재 자전거래 관련 법령 위반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과거 한쪽 펀드 수익률 낮으면 다른 펀드쪽으로 돌리는 등 불법이 횡행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를 막기 위해 관련 조항이 만들어졌고 일부 필요에 따라 예외조항을 둔 것"이라며 "만약 라임이 이 부분을 명백하게 위반한 거라면 내부통제가 정말 취약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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