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DLF' 싹부터 자른다…'초강력' 금소처 탄생

/사진제공=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를 두 명의 '부원장보' 체제로 확대하고, 전체 인원도 3분의 1 가까이 늘리는 등 대폭 강화한다. 주요국 금리연계 DLF(파생결합펀드) 손실 사태처럼 손실이 큰 금융 사고에 빠르게 대응해 파장을 최소화하고, 애초에 문제가 될 상품은 설계·판매 단계부터 감시해 소비자 피해를 줄이겠다는 의지다.


금감원은 22일 금소처를 대폭 확대하고, 디지털 혁신 지원 조직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최근 고위험 금융상품의 감독 등 소비자보호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고, 현재 입법 추진 중인 금융소비자보호법의 규율 체계를 사전에 대비했다"고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금소처는 '사전적 소비자 피해예방'과 '사후 권익보호'의 두 부문에 각각 전담 부원장보를 두는 방식으로 확대·재편된다. 현재 '6개 부서와 26개 팀'은 '13개 부서와 40개팀'으로 커지고, 인력도 기존의 278명에서 356명으로 대폭 늘어난다. 기존에 금소처 산하였던 보험감독·검사 부문은 총괄·경영 담당 수석부원장 산하로 이동한다.

우선 7개 부서와 19개 팀으로 구성되는 피해예방 부문은 소비자 보호 관련 총괄·조정, 소비자보호 관련 세칙 제·개정, 약관 심사 등의 기능을 담당한다. 또 금융상품의 설계·모집·판매(모집·광고·공시 등) 등 전 단계를 모니터링하며 상시 감독과 미스터리 쇼핑을 수행한다. 또 기존에 은행·중소서민금융 부원장 산하였던 포용금융실도 금소처 피해예방부문에 가져왔다.


사후 권익보호 부문은 6개 부서와 21개 팀으로 구성된다. 주요 민원·분쟁 처리 기능을 담당하는 가운데 '신속민원처리센터'를 신설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데 신경썼다. 또 DLF 사태와 같은 주요 민원·분쟁 대응을 위해 신속한 현장조사와 권역간 합동검사를 수행하며, 소비자 피해가 큰 제재 안건에 대한 협의가 가능하도록 했다. 불법사금융·보이스피싱·보험사기 등 소비자권익 침해 사건도 맡는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정보화전략실을 '국'으로 격상하고 산하에 '섭테크(SupTech) 혁신팀'을 만든다. 금융회사 IT 감독·검사를 담당하는 IT·핀테크전략국에 레그테크(RegTech) 지원 기능이 더해진다. 섭테크는 '감독(Supervis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 레그테크는 '규제(Regulation)'와 기술의 합성어로 각각 감독·검사와 준법감시·내부통제 업무에 IT 기술을 접목한다는 의미다.

또 혁신금융사업자의 컨설팅 검사 인력을 늘리고, 오는 8월 P2P금융업법 시행에 대비해 관련 감독·검사 조직을 키웠다. 금융회사의 신남방 진출 지원 전담조직인 '신남방진출지원반'도 새로 생겼다.

폐지 부서는 인적자원개발실에 통합되는 '인재교육원', 국제협력국과 함께 국제국으로 통합되는 '금융중심지지원센터', 여러 부서로 기능이 옮겨지는 신용정보실과 보험감리국 등 네 곳이다. 금감원 전체 부서는 61개에서 62개로 1개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소처를 대폭 확대하면서도 조직 운영 효율화에 신경을 쓴 결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직개편을 반영한 부서장 인사는 이날 오후 발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