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기업은행장, 노조 출근 저지에 설 연휴 지나도 못한다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지난 7일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서울 중구 본사로 출근하려 했지만 노조원들에게 저지당한 모습./사진=강민석 기자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IBK기업은행 노조가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사에서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 출근저지 집회를 연 모습. 집회는 이날로 21일차를 맞았다./사진=양성희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설 연휴 지나서까지 출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금융권 출근저지 최장 기록은 이미 깼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기업은행 노조는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사에서 윤 행장 출근저지 집회를 열었다. 이날로 21일차를 맞았다.

연휴를 앞둔 터라 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80명에 가까운 노조원들은 평소처럼 자리를 지켰다. 전날 상급단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이 힘을 실어준 영향이었다. 차기 한노총 위원장에 당선된 김동명 화학노련 위원장이 당선 직후 기업은행 찾았다.

지난 7일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서울 중구 본사로 출근하려 했지만 노조원들에게 저지당한 모습./사진=강민석 기자

이날 기업은행 노조는 설 연휴가 지나서도 출근저지 집회를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김형선 노조위원장은 "명절이 지나도 우리의 대오는 흐트러지지 않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대화' 발언과 관련해서도 "장본인인 윤 행장이 대화의 물꼬를 트기는커녕 판을 깨고 있는 상황"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은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윤 행장 측과 노조가 대화를 하는 것으로 안다"며 "설 전에 (출근저지 움직임이)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물밑에서 대화를 벌이고 있는 건 맞지만 윤 행장의 얘기를 들어보면 철학, 인식이 다 드러나 다음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윤 행장이 노조 간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자회사 구조조정'을 언급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설 연휴 이후 투쟁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당정청의 사과로 끝날 문제인지 부적격자인 윤 행장을 밀어낼지 근본 고민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