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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을 안 먹어?"…설날이 두려운 채식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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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민선 기자
  • 2020.01.2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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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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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떡국 안 주셔도 돼요"

#1년 넘게 채식을 실천해 온 직장인 최진영씨(25·가명)는 지난해 설 이 같은 한마디를 했다가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 고기를 안 먹는 이유부터 "그래서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니", "이상한 데서 유난이다" 같은 말까지 들었다.

그는 "나물 종류도 많아 먹을 건 많다"면서도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이어 "설날에 서로 할 얘기가 없으니, '이때 다' 싶어 대화 소재가 되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 활동가 등이 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육식에 반대하고 채식을 제안하는 '탈육식' 캠페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은 작년 한 해 국내에서 10억 483만 마리의 닭, 1737만 마리의 돼지, 87만 마리의 소 등이 사육ㆍ도살되었다며, 탈육식 캠페인을 전개해 축산 피해 동물의 가려진 고통을 알리고 채식으로의 전환을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사진=뉴스1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 활동가 등이 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육식에 반대하고 채식을 제안하는 '탈육식' 캠페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동물해방물결은 작년 한 해 국내에서 10억 483만 마리의 닭, 1737만 마리의 돼지, 87만 마리의 소 등이 사육ㆍ도살되었다며, 탈육식 캠페인을 전개해 축산 피해 동물의 가려진 고통을 알리고 채식으로의 전환을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사진=뉴스1

국내에서 채식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설날을 맞아 채식주의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5일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주의자 수는 전체 인구의 3~4%인 약 150만~200만명이다. 특히 윤리적 이유로 채식을 실천하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 채식인구는 10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늘어난 수에 비해 사회적 이해는 낮은 편이다. 지난해 11월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군대 내 채식선택권을 보장하는 정책을 마련하라. 채식선택권 보장은 채식인들의 행복추구권과 건강권, 양심의 자유 등과 결부돼 있다"며 국방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할머니가 먹으라고 하시면…"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가족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는 설날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떡국을 만들 땐 보통 소고기를 우려낸 국물이 사용되며, 여기에 만두까지 들어가면 고기를 빼고 떡국을 먹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동그랑땡이나 동태전 등 각종 전에 갈비찜, 조기 등 설날 대표 음식들도 대부분 채식과 거리가 멀다.

채식주의자들은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일이 곤혹스럽다고 호소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도 "강요 안 당하고 (설날) 보낼 수 있을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비건 시작하고 맞이하는 첫 명절인데 스트레스 받는다 등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맛있는 설 음식이나 가족들의 권유에 의해 결심이 무너지기도 한다. 올해부터 채식을 시작한 대학생 이모씨(25)는 "새해 결심으로 시작해 한 달 정도 잘 버텨왔다"며 "작년까지만 해도 고기 반찬에 밥 두 공기씩 먹었는데 내 의지가 꺾일까 봐 무섭다. 할머니가 먹으라고 하시면 먹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고기·달걀 안 쓰고 설날 음식 만드는 법


/사진=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홈페이지 캡처
/사진=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홈페이지 캡처

일부 채식주의자들은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설날 음식을 만들며 적극적으로 채식을 실천한다. '비건 떡국'은 버섯, 다시마, 대파 등으로 육수를 내고, 애호박 당근 등 채소 고명을 올리는 방식이다. 콩고기로 만든 동그랑땡이나 불고기, 콩나물 잡채 등도 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도 '동물 학대' 없는 설 음식을 제안한 바 있다. 이들이 공개한 '달걀 없어도 맛있는 떡국' 레시피에 따르면 양송이 버섯, 맛느타리 버섯, 건다시마, 건표고 등을 사용해 국물을 낸다. 잣을 이용해 뽀얀 국물을 만들어 준 후, 고명으로는 당근, 청양초, 홍초, 대파 등을 올린다.

버섯튀김의 경우 달걀 없이 고구마전분와 통밀가루로 반죽해 튀겨내는 방식이 있다. 달걀을 사용하지 않고 통밀가루와 채수 비율을 1:2로 섞어준 후 고구마 전분을 묻혀 튀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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