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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주고 안 받고 싶다"…세뱃돈이 불편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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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이 인턴기자
  • 2020.01.2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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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뱃돈 안 주셨으면 좋겠어요"

스무살보단 서른 살이 가까운 A씨(28·취업준비생)는 명절이 두렵다. 학생 직함을 뗀 지 오래지만, 취업이 늦어져 세뱃돈을 받아야 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A씨는 "명절에 용돈 받는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번 설에 어떻게 하면 친척집에 안 가고 버틸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세뱃돈에 대한 고민은 비단 '받는 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40대인 B씨(43·전업주부)는 "명절 세뱃돈이 부담스럽다"며 걱정을 털어놨다. 그는 "요즘은 초등학생도 5만원 이상은 줘야 한다"라며 "친가, 외가 합쳐서 세뱃돈만 40만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학생도, 어른도 아닌 어딘가의 '취준생'…"받기 싫어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세뱃돈 문화에 부담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물가 및 최저임금 인상, 20대 실업률 상승 등의 경제적 환경의 변화다.

특히 20,30대 청년층의 취업시기는 날이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5월 발표한 '2019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졸업(중퇴) 후 첫 취업까지의 소요기간은 평균 10.8개월로 꾸준히 증가세다. 따라서 예전이었다면 일찌감치 취업 후 세뱃돈을 '드려야 할 나이'에도 취업준비생인 청년들이 적지 않다.

취업준비생 C씨(30)는 "서른의 나이에 세뱃돈을 받는 게 염치없게 느껴진다"며 "차라리 안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20대 중반이 넘었는데 세뱃돈을 받아도 되냐'는 질문글이 넘쳐난다. 20대 후반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돈도 못 벌고 돈만 쓰는 취준생인데 세뱃돈을 주시니 눈치가 보인다"며 "얼른 성공하고 싶다"고 전했다.



세뱃돈, 주는 사람도 은근 부담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편에서는 세뱃돈을 줘야 하는 이들도 부담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주부들이 자주 이용하는 한 커뮤니티에서는 "세뱃돈 은근 부담되네요", "나이 든 조카들한테까지 다 주고 나니 과지출을 하게 됐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실제로 적지 않은 직장인들이 세뱃돈에 대한 부담을 토로한다. 최근 잡코리아-알바몬이 공동설문을 통해 직장인들에게 설 경비 중 유난히 부담스러운 항목을 꼽게 한 결과 '부모님·친척들 선물 비용'이 35.1%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세뱃돈'이 19.0%의 높은 비중으로 2위에 꼽혔다.

세뱃돈 부담을 호소한 이들 중 다수는 부담을 느끼는 원인으로 '물가 및 최저임금의 상승'을 지목했다. 물가와 최저임금이 오르다 보니 아이들에게 줘야 할 세뱃돈도 그에 맞게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D씨(35·직장인)는 "초등학생 조카에게 예전처럼 3만원을 줬다가는 되레 욕을 먹을 수도 있다"며 "3만원 가지고는 요즘 필기구 몇 개 사면 끝이 난다"고 말했다.


딩크족 "우린 세뱃돈 받을 아이가 없는데"…변화하는 가족 형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변화하는 가족 형태도 세뱃돈 문화에 대한 불만이 늘어나는 이유다.

비혼족, 딩크족 등 '아이 없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딩크족이라는 한 누리꾼은 "새해에 친구들을 만나면 우리는 아이가 없어서 세뱃돈이며, 밥값이며 과도하게 손해를 본다"며 "아이가 없는 우린 봉이다"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초혼 신혼부부 중 자녀를 낳지 않은 부부는 48만1,725쌍으로 전체의 35%에 달했다. 또 같은 해 맞벌이 부부(58만5,957쌍) 중 자녀 없는 부부는 40.15%(23만5,260쌍)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맞벌이가 아닌 외벌이 부부가 아이를 갖지 않는 '싱크족'(SINK·Single Income No Kids)), 딩크족이 아이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딩펫족'(DINK+pet) 등 각종 신조어가 생기면서 다양한 가족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아이 대신 애완묘를 키우며 살겠다는 '딩펫족' E씨(32·직장인)도 "명절날 조카들나 친구 자식들에게 세뱃돈 주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며 "여유가 없거나 내키지 않을 땐 안 가고 싶다는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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